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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처럼... WBC는 메이저리그로 가는 사다리

류현진처럼... WBC는 메이저리그로 가는 사다리

Posted March. 01, 2017 07:35,   

Updated March. 01, 2017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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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이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바로 그 고기 맛을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WBC는 메이저리그사무국(MLB)이 주관한다. 이 때문에 WBC 조직위원회는 대회 공식 일정이 시작되는 28일부터 대회 출전 선수들을 ‘메이저리거’로 대접하기 시작했다. 28명의 한국 대표팀 선수들도 ‘신분’이 달라지게 됐다.

 먼저 호텔 수준이 높아졌다. 전날까지 서울 금천구의 한 호텔에 묵던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부터 서울 강남에 있는 오성급 호텔로 옮겼다.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 도쿄에 가서도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에 머문다. 한 대회 관계자는 “원래는 대회 장소인 도쿄돔과 붙어 있는 도쿄돔 호텔을 사용할 예정이었다. 도쿄돔 호텔도 충분히 괜찮은 호텔이다. 그런데 MLB 측에서 더 높은 수준의 호텔로 옮길 것을 권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이날부터 하루 100달러 정도씩의 ‘밀 머니(Meal money)도 지급받는다. 메이저리그 팀들이 방문경기 시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액수와 동일한 금액이다.

 비행기로 이동할 때도 무조건 비즈니스석 이상을 이용한다. 10일 2라운드가 열리는 일본에 갈 때부터 조직위가 제공한 전세기를 탄다. 2라운드를 통과한 뒤에는 미국 피닉스에서 3일간 훈련하고 준결승과 결승이 열리는 로스앤젤레스로 이동할 때도 전세기를 이용한다.

 이 같은 특급 대우를 받으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메이저리그라는 더 큰 무대를 꿈꾸기 마련이다. WBC를 발판 삼아 메이저리거가 된 대표적인 선수로는 류현진(30·LA 다저스)을 들 수 있다. 류현진은 과거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전까지 메이저리그는 막연한 꿈일 뿐이었다. 하지만 WBC에 출전해 메이저리그 구장을 직접 밟고, 좋은 대우를 받으면서 ‘아, 이런 멋진 곳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붙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대표팀 선수들 가운데 왼손 투수 양현종(KIA)과 장원준(두산), 외야수 손아섭(롯데) 등도 WBC를 메이저리그로 가는 발판으로 삼을 만하다. 오프 시즌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로 평가받던 양현종은 원 소속팀 KIA와 1년 계약을 했다. 왼손 투수 장원준도 내년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이미 지난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했던 손아섭은 FA가 되는 올 시즌 후 다시 한 번 메이저리그행을 노릴 수 있다.

 메이저리그 각 구단 스카우트의 눈이 집중된다는 점도 이들에게는 호재다. 당장 6일부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시작되는 1라운드만 해도 네덜란드 대표팀에는 산더르 보하르츠(보스턴), 안드렐톤 시몬스(LA 에인절스), 요나탄 스호프(볼티모어) 등 현역 메이저리거가 즐비하다. 한국 선수들로선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헌재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