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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향한 처절한 복수극... 베르디 3대 오페라 무대에

기득권 향한 처절한 복수극... 베르디 3대 오페라 무대에

Posted November. 22, 2016 09:01,   

Updated November. 22, 2016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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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득권을 겨냥한 사회적 약자의 처절한 복수극. 오페라 ‘일 트로바토레’가 25∼27일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오른다. 일 트로바토레는 ‘라 트라비아타’, ‘리골레토’와 함께 베르디의 3대 걸작으로 꼽힌다. 시적 서정성과 성악의 매력을 잘 표현한 베르디의 천재적 음악성과 무대 예술 안목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음유시인이란 뜻의 ‘일 트로바토레’는 중세 기사들의 삶을 소재로 한 스페인의 동명 희곡이 바탕이다. 15세기 스페인을 무대로 영주의 박해를 받는 집시 여인의 처절한 복수, 영주의 아름다운 시녀와 음유시인의 사랑과 비극을 다뤘다. 1853년 1월 19일 이탈리아 로마의 아폴로 극장에서 초연됐다.

 이 작품은 4명의 주역 가수에게 엄청난 힘과 테크닉이 요구되기 때문에 배역을 충분히 소화할 출연진을 구성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그동안 국내에서는 베르디의 다른 인기 작품들에 비해 공연 횟수가 적었다. ‘대장간의 합창’, ‘타오르는 불꽃을 보라’, ‘사랑은 장밋빛 날개를 타고’ 등 유명한 아리아와 합창곡은 독립적으로 무대에 올려질 때가 많다.

 이번 무대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국립극장, 파르마 왕립극장, 솔오페라단이 공동 제작했다. 

 1837년 세워진 라 페니체 국립극장은 베르디가 이 극장을 염두에 두고 ‘라 트라비아타’를 작곡했다고 말할 정도로 베르디와 인연이 깊다. 파르마 왕립극장은 1829년 건립돼 이탈리아 오페라 부흥을 이끌었던 극장으로 2003년부터 매년 한 달 동안 베르디 페스티벌을 연다.

 이번 무대는 두 극장이 공연했던 무대와 의상은 물론이고 성악가, 연출진, 기술진까지 고스란히 옮겨왔다. 라 스칼라, 로마 오페라극장에서 활동하는 정상급 성악가인 소프라노 피오렌차 체돌린스(레오노라 역)와 바리톤 엘리아 파비안(루나 백작 역) 등이 무대에 오른다. 안드레아 보첼리의 오페라 데뷔 작품을 연출했던 로렌초 마리아니가 연출을 맡고, 세계적 오페라 페스티벌에서 지휘자로 나선 잔루카 마르티넨기가 지휘봉을 잡는다. 솔오페라단 이소영 단장은 “두 극장 공연의 장점을 섞어 더 뛰어난 조합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3만∼25만 원. 1544-9373



김동욱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