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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끝내 국감 불출석, 청은 국민이 우습게 보이나

우병우 끝내 국감 불출석, 청은 국민이 우습게 보이나

Posted October. 22, 2016 08:13,   

Updated October. 22, 2016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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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는 결국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불참한 가운데 끝났다. 우 수석은 19일 운영위원장인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국정현안에 신속히 대응해야 하는 업무 특성’과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 진행 중’이라는 내용을 담은 불출석 사유서 한 장을 달랑 보내고 국감장에 나타나지 않았다. 놀랄 일도 아니다. ‘대박 검사장’ 진경준 사건 이후 반년 여 동안 우 수석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고구마 줄기처럼 불거졌음에도 요지부동의 권력을 거머쥔, 사실상 박근혜 정부의 성역(聖域)이란 사실이 다시 확인된 것뿐이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죽하면 “그 낯을 한번 보자”고 했을 정도다. 박 위원장뿐 아니다. 국민도 정국의 핵(核)인 우 수석의 얼굴을 보고, 그의 해명을 들을 권리가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정윤회 문건 파문’ 당시 김영한 민정수석이 국회 출석 요구에 불응하며 사표를 냈을 때 “그래도 국회에 나가서 이야기를 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유감을 표시했다. 유독 우 수석만은 자신과 동일시하며 철저하게 보호하고 있는 듯하니 답답하다. 정권 핵심부가 잘못 돼도 한참 잘못됐다.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우병우 방탄 정당’의 모습 말고 보여준 게 없다. 정 원내대표는 입으로는 “청와대 참모진은 대통령 참모일뿐 아니라 국민의 공복”이라며 ‘우병우 출석’의 당위성을 말하더니 직권인 동행명령장 발부는 슬그머니 넘어갔다. 이정현 대표는 민생 탐방을 한다며 혼자서 지방을 돌고 있으니, 집권 여당 대표의 무게가 느껴지지 않는다. ‘민감한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 표명을 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당내에서 나오는 이유다.

 박 대통령 지지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던 지난주보다 1%포인트 낮은 25%를 기록했다. 20% 이하로 내려가면 국정동력을 유지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이 정부 출범 이후 줄곧 새누리당보다 낮았던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29%로 처음 여당과 같아졌다. 불통으로 ‘마이 웨이’를 고수하는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이 당 지지율까지 끌어내린 것이다. 우 수석의 국감 출석도, 거취 정리도 하지 않고 국감을 끝낸 것은 국민을 우습게 본다는 것 외에 다른 이유로 설명 되지 않는다.



박제균논설위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