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초기 재활을 마무리한 박병호는 11월부터는 가볍게 타격 연습도 할 예정이다. 박병호는 “스프링 트레이닝 기간에 완벽한 몸 상태를 만드는 데는 문제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3월 있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제가 결정할 일이 아니라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 몸 상태는 완벽히 만들 것”이라고 출전 의지를 보였다.
그는 “생각보다 상대들이 강했다. 평균 구속이 빨랐고 볼의 움직임도 많았다. 적응하려고 노력했지만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며 “타격 폼을 좀 더 간결하게 바꿔야 힘 있는 투수들에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개막 첫 달이었던 4월에만 홈런 6개를 쏘아 올리며 메이저리그에 연착륙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타격 슬럼프를 이기지 못하고 타율이 0.191까지 떨어지며 62경기, 12홈런으로 마감했다. 그는 “시즌 초반 홈런이 자주 나왔을 때도 사실 타율이 별로 안 좋았다. 그때 조금만 더 편하게 생각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꿈의 무대에서 높은 벽을 실감했지만 각오는 더욱 강해졌다.
“적응기라고 생각은 했지만 아쉬움이 크죠. 내년에 잘 하려면 더 강해져야 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홈런 12개를 친 건 분명 내년을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더 자신감 있게 준비하겠습니다.”
재활하는 동안 동료들의 ‘루키 헤이징’(신인들이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는 행사로 일종의 메이저리그 신고식)을 지켜봐야만 했던 박병호는 “내년에는 끝까지 남아 미네소타에서 루키 헤이징을 해 보겠다”고 말했다.
인천=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