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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식민지 때 한일서 차별에 맞서 싸웠던 단체 기록, 세계기록유산 등재

일제 식민지 때 한일서 차별에 맞서 싸웠던 단체 기록, 세계기록유산 등재

Posted May. 26, 2016 07:18,   

Updated May. 26, 2016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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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 식민지 시기 한일 양국에서 차별에 맞서 싸웠던 단체가 서로 교류한 기록이 25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시아태평양지역판에 등재됐다. 백정의 신분 차별 철폐를 내걸고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설립된 사회운동단체 ‘형평사(衡平社)’와 일본의 최하층민인 부라쿠민(部落民) 해방운동을 위해 1922년 설립된 ‘수평사(水平社)’의 교류를 기록한 자료들이다.

 두 단체는 1924년부터 인적 교류를 하고 각종 행사에 축사와 축전을 보냈다. 이번에 등재된 제3회 수평사 대회 자료에 따르면 1924년 3월 열린 전국대회에서 이 단체는 “조선에서 차별대우를 받는 백정이라는 계급이 형평사를 조직했다. 강령이 유사해 연락하고 싶다”는 내용의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날 대회에서는 일본에 거주하는 한반도 출신자에 대한 차별 철폐 운동을 지원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수평사는 그 전해인 1923년 ‘피차별 소수자의 국제연대’를 결의했다. 형평사와의 교류도 그 일환이었다.

 등재 자료에는 형평사 창립 과정 등을 기록한 수평사 관계자의 수첩, 수평사 기관지에 실린 형평사 관련 기사 등 일본 나라(奈良) 현 수평사박물관이 소장한 유물 5점이 포함됐다.

 수평사박물관의 전 관장으로 이번 등재를 주도한 모리야스 도시지(守安敏司) 씨는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한일관계는 답답한 상황이지만 양국에 피차별민이 협력했던 역사도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서로 차분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태지역판은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아태지역위원회(MOWCAP)가 1998년부터 선정하는 것으로 유네스코 국제자문위원회(IAC)가 선정하는 세계기록유산과는 다른 것이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