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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머리카락 일부 보이는 ‘루사리’ 착용

박대통령, 머리카락 일부 보이는 ‘루사리’ 착용

Posted May. 03, 2016 07:31,   

Updated May. 03, 2016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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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현지 시간) 이란을 국빈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현지에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머리와 목을 가리는 ‘루사리’를 착용하고 있다. 루사리는 이란어로 ‘머리카락을 감싸는 두건’이란 뜻으로 히잡의 일종이다. 히잡은 아랍어로 ‘이슬람식 복장’이란 뜻이다.

 신자가 아닌 외국인 여성도 이슬람식 복장을 해야 한다는 이란 법규에 따라 박 대통령은 전용기 안에서부터 루사리를 착용했다. 앞서 지난해 3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했을 때 박 대통령은 모스크(이슬람 사원)에서만 ‘샤일라’라는 스카프 형태의 히잡을 썼고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현지 전통의상을 착용하지 않았다.

 루사리는 무슬림 여성들의 복장 가운데 가리는 부분이 가장 적어 앞·뒷머리를 노출할 수 있다. 머리핀으로 머리카락을 위로 올려 고정하고, 정사각형 스카프를 세모로 접어 머리에 두르는 방식이다. 비슷한 종류로 긴 스카프 형태의 ‘숄’이 있으며 유행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이 주로 착용한다. 앞·뒷머리를 모두 가리고 얼굴만 내놓은 ‘마그나에’는 어깨까지 쓰는 두건 형태로 흘러내리지 않아 학생, 직장 여성들이 즐겨 쓴다.

 이 밖에 무슬림 의상의 종류로는 차도르와 부르카, 니깝 등이 있다. 눈 부분만 망사로 처리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덮어쓰는 부르카는 가장 보수적인 의상이다. 아프가니스탄 등 일부 지역에서만 볼 수 있으며 이란 여성은 거의 입지 않는다. 차도르는 원피스처럼 생긴 전통의상 ‘먼토’를 입고 얼굴이 드러나는 마그나에를 머리에 쓴 다음 겉옷처럼 입는 옷이다. 니깝은 눈만 빼고 머리부터 가슴까지 덮는 얼굴 가리개로 이란 남부에서 주로 입는다.

 한편 박 대통령이 이란 방문에서 입은 녹색 재킷과 정장 바지는 이란 국기의 색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슬람 문화권에서 녹색은 예언자 무함마드에게 경의를 표하는 색으로 신에 대한 믿음과 평화를 상징한다.

 유달승 한국외국어대 이란어과 교수는 “박 대통령의 정장은 이란의 한 디자이너가 정상회담의 성격을 고려해 색상과 디자인을 맞춤 제작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란을 존중하는 의미로 무슬림식 율법에 맞는 복장을 갖춘 것”이라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