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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전 북대화 재개 ‘올인’ 한미 간 공감대는 있나

4월 전 북대화 재개 ‘올인’ 한미 간 공감대는 있나

Posted January. 16, 2026 08:55,   

Updated January. 16, 2026 08:55


새해 들어 정부의 남북 관계 개선 노력을 지켜보자면 한반도 이해당사국 중 우리만 나홀로 고군분투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주변국 외교로 북한과의 대화를 추동하려는 한반도 평화 공존 프로세스에 정부가 연초부터 드라이브를 거는 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중을 앞두고 남은 석 달을 소위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정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1월 방중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4월 전 북한의 변화를 견인하기 위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상대방이 받아들일 수 없는 주장만 하면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는다”면서 일단 비핵화는 제쳐 두고 사실상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것이 지금 대북 정책의 최우선 과제임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정상회담 전 의제 조율 과정부터 중국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취지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국가안보실장이 방중 성과 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를 마지막인 다섯 번째에 짤막하게 언급한 것도 이번 회담이 당초 기대만큼 중국의 적극적 반응을 이끌어 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점을 시사한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중국이 남북 관계에 관여해 일종의 중재자 역할을 맡을 수 있는 여러 ‘창의적 방안’을 제안했다. 서울과 평양, 베이징을 잇는 철도 구상이나 북한이 공들인 원산갈마 관광지구를 활용한 3국 관광 등이 그것이다. 중국의 반응은 역시 “시간이 필요하다”는 대답으로 요약된다. 북한 스스로 대화에 나설 준비나 여건이 조성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 시점 북한과 가장 가까운 러시아를 활용하기 위해 정부 내에서 한-러 관계 복원 방식과 시점에 대한 여러 검토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좀처럼 끝나지 않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물밑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유럽에 대한 K방산 수출이 중요해지면서 정부가 유럽의 최대 안보 위협인 러시아를 대북 대화 재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략을 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중국과 대립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을 여느 때보다 강조하는 일본은 북일 채널이 살아 있다는 점에서 우리보다 상황이 낫지만 일본이 북한 견인에 얼마나 의지를 갖고 있는지 역시 의문이다.

무엇보다 우려되는 건 북한과의 대화에 대한 한미 간 온도가 사뭇 다르다는 점이다. 복수의 정부 당국자들은 한국이 페이스메이커(pacemaker)로 지원하려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설 의지가 실제 있는지, 있다면 우리만큼 절박한지 그 의중을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김 위원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지난해 10월 경주 방한 이후 자취를 감췄고 미국의 국가안보전략(NSS)엔 북한 문제가 빠졌다. 대북 정책을 공조하겠다던 한미 협의체는 팩트시트 후속 협의로 대체된 뒤 감감무소식이다. 한미 소통 핵심 축이 돼야 할 주한 미국대사 공석도 장기화하고 있다. 정부가 선제적 대북 유화책으로 고민 중인 9·19 남북 군사합의 복원이나 3월 한미 연합훈련 축소·유예 카드는 충분한 사전 소통이 진행되지 않을 경우 한미 간 불협화음으로 비화될 수 있다.

정부 당국자는 “방중 직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한미가 북한을 견인하는 시점과 방식에 대한 목표를 공유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피스메이커(peacemaker)는 가만히 있는데 페이스메이커만 뛰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정부의 노력을 “청탁질” “개꿈”으로 비아냥거리는 북한을 앞에 두고 우리만 나홀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