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13일 심야 회의를 열고 당원게시판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제명을 의결했다. 한 전 대표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됐다”며 강하게 반발했지만, 장동혁 대표는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곧바로 제명 처분을 확정 짓겠다는 뜻을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 등 쇄신을 놓고 갈등을 빚어온 당 지도부와 친한(친한동훈)계가 충돌하면서 6·3 지방선거를 140일 앞두고 극한 분열에 빠져들게 됐다.
윤리위는 13일 오후부터 밤까지 당원게시판 사건을 논의한 뒤 “조직적 공론 조작·왜곡의 경향성이 의심돼 윤리적·정치적 책임을 넘어 법적 책임까지 물어야 한다”며 한 전 대표에 대한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7일 윤민우 중앙윤리위원장 등 윤리위가 6인으로 구성된 지 6일 만에 회의에서 당헌·당규상 최고 수위의 징계가 내려진 것.
15일 열릴 당 최고위원회의가 제명을 확정하면 한 전 대표는 최고위원회의 승인 없이는 5년 동안 재입당이 금지된다. 6·3 지방선거와 보궐선거는 물론이고 2028년 총선과 2030년 대선도 국민의힘 소속으론 출마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보수 정당의 윤리위가 당 대표 출신 당원의 제명을 결정한 것은 처음이다.
한 전 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계엄을 극복하고 통합해야 할 때 헌법과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또 다른 계엄이 선포된 것”이라며 “계엄을 막고 당을 지킨 저를 허위 조작으로 제명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 대표가 계엄을 막은 저를 찍어내기 위한 일을 하는 것”이라며 “국민, 당원과 함께 이번 계엄도 반드시 막겠다”고 했다. 당헌·당규상 10일 이내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지만, 한 전 대표 측은 실익이 없다고 보고 청구하지 않기로 했다. 제명 처분이 확정되면 가처분 등 법적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 장 대표는 이날 대전시청에서 이장우 대전시장과 정책협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결정을 뒤집고 다른 해결을 모색하는 것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지난번 걸림돌에 대해 얘기하며 이 문제를 누가 먼저 풀고 가야 정치적으로 해결될지에 대한 제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2일 한 전 대표를 겨냥해 “당내 통합을 하는 데 있어서 어떤 걸림돌이 있다면 그 걸림돌이 먼저 제거돼야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따라 15일 열릴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전 대표 제명 처분이 확정될 거란 전망이 나온다.
이상헌 dapap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