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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봇의 심장… 돈 있어도 못구하는 엔비디아 ‘블랙웰’

AI-로봇의 심장… 돈 있어도 못구하는 엔비디아 ‘블랙웰’

Posted November. 01, 2025 08:30,   

Updated November. 01, 2025 08:30

AI-로봇의 심장… 돈 있어도 못구하는 엔비디아 ‘블랙웰’

엔비디아의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 공급은 GPU 부족으로 인공지능(AI) 발전에 발목이 잡힌 한국 산업계에 숨통을 틔워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 주도로 추진하는 ‘소버린(주권) AI’를 비롯해 각종 민간 AI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한국의 AI 경쟁력이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의 GPU는 전 세계적인 ‘AI 붐’으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AI용 GPU는 1장당 가격이 1억 원에 달할 만큼 비싸지만 돈 주고 주문해도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생산량은 제한된 반면 오픈AI, 구글, 아마존 등 빅테크들이 쓸어담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가 대중국 견제 등 안보 차원에서 수출을 통제하는 영향도 크다.

한국은 그동안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에 소홀해 GPU 물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다. 기업뿐만 아니라 정부, 대학 등에서 AI를 연구개발할 인프라 자체가 확보되지 않아 첨단 산업에서의 글로벌 경쟁력이 계속 후퇴한다는 우려가 커졌다. 해외 빅테크들은 GPU를 적게는 수만 장에서 많게는 수십만 장을 보유한 반면 한국은 2023년 말 기준 민관 통틀어 2000장이 전부였다. 한국 정부 및 기업들의 AI 역량을 다 합쳐도 해외 빅테크 기업 한 곳만도 못한 것이다.

한국이 이미 ‘1라운드’인 AI 파운데이션 모델에서 실기한 가운데 피지컬(물리) AI, 추론형 AI로 발전하는 현 단계는 글로벌 주도권을 찾을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엔비디아의 GPU를 비롯한 AI칩은 최근 AI가 로봇, 자율주행, 첨단의료 등 일상에 적용되기 시작하고 스스로 생각, 판단하는 추론까지 해내며 2차 호황기를 맞고 있다.

한국은 이번 대규모 GPU 확보로 AI에서 반전을 모색할 기회를 잡게 됐다. 무엇보다 앞으로 우리 정부가 한미중 ‘AI 3대 강국’을 목표로 추진하는 소버린 AI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부는 앞서 8월 네이버, 업스테이지, SK텔레콤, NC AI, LG AI연구원 등 5개 팀을 선정하고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선 상태다.

아울러 엔비디아 GPU 주문이 늘수록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메모리 반도체 실적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엔비디아가 한국에 공급할 GPU ‘블랙웰’ 모델에는 두 회사의 고대역폭메모리(HBM)3E가 탑재된다. 추후 차세대 GPU ‘루빈’에 탑재될 HBM4 공급 확대 가능성도 있다.


박현익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