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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출두한 ‘V0’ 김건희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특검 출두한 ‘V0’ 김건희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Posted August. 07, 2025 08:01,   

Updated August. 07, 2025 08:01


김건희 여사가 특검의 포토라인에 섰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등 넘쳐나는 의혹에도 검찰에서 ‘출장 조사’만 받았다가 지탄의 대상이 된 지 1년여 만인 6일 특검에 소환됐다. 전현직 대통령 부인이 피의자로 수사기관에 공개 출석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김 여사는 “국민 여러분께 저같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말한 뒤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은 이날 김 여사를 ‘피의자’로 부르며 도이치 주가조작, 명태균 씨 및 건진법사 전성배 씨 관련 의혹 등을 먼저 조사했다고 한다. 이들 사건은 김건희 특검이 수사중인 16개 혐의 가운데 검찰의 기존 수사와 특검 추가 조사 과정에서 관련 증거나 진술이 다수 나와 혐의가 어느 정도 드러났다고 분류되는 것들이다.

김 여사가 자신을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표현한 것은 최대한 몸을 낮춘 표현으로 보이지만, 법조계에서는 법적 책임을 덜기 위한 방어전략 차원의 발언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 부인이었지만 공직자 신분도 아니었던 만큼 건진법사 청탁, 공천 개입과 관련한 뇌물수수나 직권남용 혐의 등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주장을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 여사는 출석하면서 9만 원대의 국산 가방을 든 것 역시 2차례 명품 가방 수수 논란을 의식한 계산된 행동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 여사가 어떻게 자신을 설명하든 그가 윤석열 정부에서 권력의 최정점으로 통했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이 ‘V1’으로 불릴 때 하나 앞선 ‘V0’로 불렸을 정도이고, 보안 A등급의 비화폰까지 지급받아 썼다.

김 여사의 이런 비공식적 위세는 지위는 윤 전 대통령의 방치와 묵인을 넘어서 비호 속에 진행됐다고 봐야 할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여사가 디올백을 받는 동영상이 나와도 감쌌고, 도이치 사건으로 김 여사 소환을 주장했던 서울중앙지검 수뇌부를 전격 경질했다. 도이치 사건으로 처음 고발된 이후 특검 전까지 5년 4개월간 김 여사는 한 번도 제대로 조사받지 않았고 견제 장치도 없었다.

그러는 동안 김 여사에 대한 의혹은 첩첩이 쌓여 곪아 터질 지경이 됐다. 특검이 수사하게 될 2022년 재보선 때 김영선 전 의원 공천 개입, 삼부토건 주가조작, ‘김건희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대기업에서 투자받은 184억 원 등 셀 수 없을 정도다.

돌이켜보면 김 여사가 지금의 상황을 피할 길이 있었다. 대선 전 김 여사가 2021년 자신의 이력 부풀리기 의혹에 사과하면서 “남편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아내의 역할에만 충실하겠다”고 했는데, 그때의 다짐만 지켰더라면 어땠을까. 탄핵된 대통령을 지켜본 것만으로도 우리 국민은 속이 타들어갔다. 그러나 이젠 그 부인까지 온갖 범죄 혐의를 놓고 수사받게 됐다. 이 역시 국민들에게 참담한 마음을 갖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