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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드론 침투 숨기려 서류 조작한 사령관… 뭐가 두려웠나

평양 드론 침투 숨기려 서류 조작한 사령관… 뭐가 두려웠나

Posted July. 23, 2025 08:30,   

Updated July. 23, 2025 08:31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가 지난해 10월 평양에 날려 보낸 드론 1대가 추락하자 작전 사실 자체를 숨기기 위해 국내 비행 훈련 중이던 드론 한 대가 추락해 소실됐다고 허위 보고서를 작성해 올 2월 국방부에 제출했다고 한다. 12.3 비상계엄 이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북한과의 충돌을 유도해 계엄 명분으로 삼기 위해 평양 침투 작전을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이를 부인하려고 허위로 보유 드론의 재고를 맞췄다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해 10월 추락한 한국군 드론이라며 기체 사진을 공개한 바도 있다.

군 관계자들은 거짓 보고서 작성에 김용대 드론사령관을 포함한 상부의 지시가 있었다고 특검에 진술했다고 한다. 앞서 평양 드론 작전에 대해선 “김 사령관으로부터 ‘V(윤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는 현역 장교 녹취록이 나왔고, “북한이 무인기에 대한 적대적 발표를 하자 V가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했다고 한다”는 진술도 이어졌다. 특히 우리 군이 북한에 드론을 집중적으로 날려 보낸 지난해 10, 11월은 명태균 의혹과 디올백 수수 등으로 김건희 특검법이 통과돼 윤 전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막던 때였다.

김 사령관은 ‘V’ 지시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허위 보고서에 대해선 “비밀 작전이라 불가피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적법한 작전이었다면 문서를 조작할 게 아니라 절차에 따라 비밀문서를 작성하면 될 일이다. 지휘 계통을 건너뛴 채 용산과 직거래한 정황도 있다. 김 사령관은 지난해 6월 당시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드론 작전을 논의했고, 이를 실행하기 위해 소수 인원으로 ‘기획 그룹’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정식 지휘 계통인 합참에는 지난해 9월 김 전 장관 취임 이후에야 보고했다는 것이다. 게다가 GPS 교란 문제로 드론이 추락할 수 있다는 군 내부 경고에도 평양 침투를 강행했다는 진술도 나왔는데 정상적인 작전이라면 이렇게까지 무리할 이유가 뭔가.

북한과의 무력 충돌 위험까지 무릅쓰며 드론 침투가 이뤄졌다면 군 통수권자의 지시나 승인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작전 과정을 지켜본 부하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김 사령관은 뭐가 두려운지 배후에 대해 입을 닫고 있다. 의문 투성인 대북 드론 작전은 윤 전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려 했던 진짜 동기를 드러내 줄 중대 사안이다. 누구 지시로 이런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군사 작전이 벌어진 것인지 특검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