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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리 무력화한 中, 지금 北 고삐 안 잡으면 되레 당할 것

안보리 무력화한 中, 지금 北 고삐 안 잡으면 되레 당할 것

Posted February. 07, 2022 07:57,   

Updated February. 07, 2022 0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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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하기 위한 유엔 안정보장이사회 회의가 4일 열렸지만 어떤 결과물로 내놓지 못한 채 종료됐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에 올해 들어 세 번째 열린 안보리 회의였지만 이번에도 안보리 이사국 과반의 공동대응 요구에 거부권을 쥔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에 부딪쳤기 때문이다. 중국 측은 북한의 도발을 규탄하기는커녕 오히려 미국을 향해 “북한의 우려사항을 수용하는 정책과 행동을 보이라”고 주장했다.

 이번 안보리 회의에선 사거리 5000km의 IRBM 도발을 논의한 만큼 이전 두 차례 단거리미사일 때와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도 없지 않았다. 2017년 북한의 무더기 핵·미사일 도발 때 안보리는 중거리급 도발에도 북한 기관과 단체를 대북제재 명단에 추가하는 등 적극 대응했다. 하지만 북한이 다시 4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위의 도발을 벌였는데도 안보리 차원의 성명 한 장도 나오지 않았다. 중국 측이 이번엔 언론성명 초안을 본국에 보내 검토한다지만, 이 역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안보리 대응이 무산된 뒤 미국을 포함한 9개국은 공동성명을 내고 “안보리의 침묵은 북한을 더욱 대담하게 만들어 결의 위반을 당연시하고 국제평화를 계속 위협할 것”이라고 했다. 안보리 이사국이 아닌 일본도 참여했지만 한국은 빠진 이 성명은 한낱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 북한은 벌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까지 협박하고 있다. 이 모든 게 중국이 감싸주고, 러시아가 거들고, 한국이 뒷짐 지고 있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세계 평화와 안전의 보루라는 유엔 안보리가 무력화된 데는 미·중 간 패권경쟁과 미·러 간 군사대치 같은 국제적 대결 정세와도 무관치 않다. 북한도 이런 신(新)냉전 기류에 편승해 한껏 도발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지금 북한의 핵 질주에 제동을 걸지 못하면 결국 중국에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시진핑 주석이 굵직한 국제행사를 열 때마다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로 잔칫상에 재를 뿌렸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