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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진들 영입론이냐, 유승민계 자각론이냐… 국민의힘 대선 계산법 충돌

중진들 영입론이냐, 유승민계 자각론이냐… 국민의힘 대선 계산법 충돌

Posted May. 25, 2021 07:36,   

Updated May. 25, 2021 0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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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전에서 중진 후보들 중심의 외부 후보(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최재형 감사원장) 영입론과 당내 대선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계 후보들의 자강론이 정면 충돌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은 24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특정 계파들이 당을 점령하고 있으면 (외부 후보들이) 오기 어려울 수 있다”며 유승민계 후보인 김웅 의원과 이준석 전 최고위원을 겨냥했다. 이어 “많은 야권 후보들이 (국민의힘으로) 올 수 있도록 문호를 여는 게 중요하다”면서 “이번 당 대표는 멋지고 예쁜 스포츠카를 끌고 갈 수 있는 자리가 아니라 짐을 잔뜩 실은 화물트럭을 끌고 좁은 골목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주호영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분야, 세대, 지역을 아우르는 모든 인재들을 KTX에 태워 가장 빠르게 정권교체의 길로 달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과 나 전 의원이 외부 대선 후보 3인방을 언급하는 횟수도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있다.

 반면 이 전 최고위원은 이날 대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도 당의 일정이 있고 생각이 있다. (외부 후보들에게) 들어오기 좋은 환경을 마련해주되 반대로 그분들을 위해서 따로 일정을 잡거나 룰을 만드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했다. 김웅 의원도 이날 신동아 인터뷰에서 “억지로 이들(외부 후보들)을 영입했다가는 당에 내홍이 생길 우려도 있다. 범야권 통합은 당이 선진화되면 자연히 찾아올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탄핵정국에서 유 전 의원과 함께 바른정당 탈당파였던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날 “0선과 초선들의 발랄한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봤다”고 페이스북에 적으면서 사실상 이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에 대한 지지 선언을 했다. 이에 나 전 의원은 “(오 시장이) 시정이 바쁜데 전당대회에 너무 관심이 많다. 아무래도 본인에게 쉬운, 편하고 만만한 당 대표가 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격했다. 초선 후보지만 유승민계가 아닌 김은혜 의원은 페이스북에 “누군가의 우산(계파) 아래 서는 것이 안전한 것임을 나도 알지만, 그런 정치는 구태의 상징”이라고 썼다.

 나 전 의원의 ‘스포츠카-화물차’ 발언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사실 제가 올 초에 주문 넣은 차는 전기차”라며 “깨끗하고 권력(전기)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정치를 하겠다”고 했고, 김은혜 의원도 페이스북에 “나는 대선 축제를 벌일 카니발을 탄다. 노후 경유차에 짐을 실으면 힘을 못 쓰고 운행 제한 과태료가 부가된다”고 맞받았다.


유성열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