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北29년만에 사흘째 黨전원회의...핵•ICBM 도발로 자멸 재촉말라

北29년만에 사흘째 黨전원회의...핵•ICBM 도발로 자멸 재촉말라

Posted December. 31, 2019 07:50,   

Updated December. 31, 2019 07:50

ENGLISH

 북한이 28일부터 사흘째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었다. 주요 의제는 ‘국가의 전략적 지위 강화’였다고 한다. 중국과 러시아를 의식해 모호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전략적 지위는 북한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대내외에 과시할 때 썼던 표현이다. 핵을 포함한 전략무기와 관련한 중대 결정을 예고한 것이어서 북한이 결국 핵 협상을 파국으로 몰아넣을 도발의 길을 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노동당 전원회의는 북한의 주요 정책 노선을 결정하는 최상위 의사결정기구로 하루 이상 개최된 것은 김일성 시대였던 1990년 노동당 6기 17차 회의 이후 29년 만이다. 회의 장소도 북한 체제의 심장 같은 노동당 본부청사고 참석자는 내각 성 및 중앙기관 간부들과 각 도 인민위원장까지 포함한 역대 최대 규모다. 북한이 제시한 ‘연말 시한’이 임박한 가운데 중대결정을 위한 모양 갖추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첫날 전략적 지위 강조에 이어 둘째 날 회의에서 ‘자주권과 안전을 철저히 보장하기 위한 적극적이며 공세적인 조치’를 주장했다. 군수공업과 무장력까지 거론해 핵과 ICBM 등 전략무기 고도화 가능성을 제기했다. 신년사를 통해 ‘새로운 길’의 큰 그림을 제시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예상됐던 ‘크리스마스 선물’은 없었지만 1월 8일 김정은의 생일이나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로 시기만 늦춰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미국은 북한의 어떤 도발에도 강경하게 대응할 것임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 도구함에 도구가 많고 추가적 압박이 북한과 관련해 동원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추가 제재 조치와 함께 북한의 도발에 군사적 압박으로 대응할 수 있음을 강조한 것이다.

 한반도 주변 정세는 2년 전 위기 국면으로 돌아가는 양상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철도·도로 연결 등 대북제재 완화에만 골몰하고 있다. 지금은 북한 지도부에게 케케묵은 벼랑끝 협상 전술은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을 경고하고, 한미동맹을 다져 만전의 안보태세를 갖추는데 주력해야할 때다.


김영식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