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박 대통령, '찌라시' 탓 말고 인적 쇄신으로 위기 돌파해야

박 대통령, '찌라시' 탓 말고 인적 쇄신으로 위기 돌파해야

Posted December. 08, 2014 03:44,   

ENGLISH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정윤회 동향 문건으로 촉발된 비선실세 국정개입 논란과 관련해 찌라시에나 나오는 얘기들에 나라 전체가 흔들린다는 것은 대한민국이 부끄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로 새누리당 지도부 및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들을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다. 박 대통령이 찌라시라고 언급한 문건은 올1월 공직기강비서관 산하 행정관이 작성한 것이다. 사퇴설에 시달리던 김기춘 비서실장이 경위를 알아보라고 지시해 조사가 시작됐다는 증언이 나온다. 그렇다면 찌라시 수준의 문건으로 나라를 흔들리게 만든 사태의 발단이 김 실장과 민정수석비서관실에서 시작됐다는 말이 된다.

박 대통령은 한 언론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보도를 한 후에 여러 곳에서 터무니없는 얘기들이 계속 나오는데 이런 일방적 주장에 흔들리지 말고 검찰수사 결과를 지켜봐 달다는 말도 했다. 검찰이 철저히 증거에 입각한 수사결과를 내놔도 국민이 신뢰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대통령이 1일 수석비서관회의에 이어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주는 듯한 언급을 거듭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본다.

지금 비선이니 문고리 권력들의 인사국정 개입 의혹이니 하는 얘기는 다른 사람도 아니고 이 정부에서 장관 비서관을 지낸 인사들로부터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 국정 최고책임자는 먼저 국민에게 부끄러워하고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박 대통령은 정윤회 씨는 오래전에 내 옆을 떠나 연락도 끊긴 사람이다. 지만 부부는 청와대에 얼씬도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국정농단 의혹이나 갈등설을 일축했다고 한다. 그렇지만 정 씨와 박 씨는 미행설을 둘러싸고 둘 사이에 갈등이 존재함을 여러 경로를 통해 인정했다.

김무성 대표는 정권의 일대 위기가 온 것처럼 보도되고 있지만 잘못된 것을 시정하고, 잘못 알려진 부분에 대해선 오해가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714 전당대회 당선 직후 기자회견에서 여당이 대통령의 밝은 눈과 큰 귀가 되겠다면서 국민여론을 가감없이 대통령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대표는 그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인가. 여당이 위기를 위기라고 대통령에게 말하지 못한다면 정권의 위기를 넘어 나라의 위기로 커질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김 실장을 포함해 대통령의 눈귀를 가린다는 비판을 받는 비서관 3인방 등 청와대의 인적쇄신을 통해 위기를 정면 돌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