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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자산가 탈세 상반기 7438억 추징

Posted October. 01, 2013 06:33,   

대기업인 A기업은 1990년대 중반 해외 현지법인 명의로 수천만 달러를 차입했다. 이 돈을 조세피난처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에 빌려줬다. 회계 장부상 대여금으로 기록해야 하지만 매출채권으로 위장했다. 이후 회수가 불가능하다며 대손처리를 했다. 페이퍼컴퍼니에 고스란히 남은 자금은 국내 주식을 사는 데 이용됐다. 이 기업은 주식을 팔아 얻은 양도차익에 대한 법인세를 내지 않았고 그 규모는 수천억 원에 이른다.

대기업과 고액자산가들이 A기업과 같은 불법적인 방식으로 소득을 빼돌려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은 규모가 올해 상반기 75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세청은 30일 상반기에 대기업고액자산가의 변칙적 탈세행위 377건을 조사해 7438억 원을 추징했다고 밝혔다. 건당 추징 세액은 19억7000만 원이다. 국세청은 지난해까지 고액자산가의 불법 탈세 행위에 대해 조사하던 것을 확장해, 대기업에서 기업 자금을 빼내 상속증여에 악용하는 행위까지 묶어 발표했다. 대기업 내부에서 이뤄지는 변칙적인 상속증여가 고액자산가에 속하는 오너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이다.

고액자산가의 탈세 행위에 대한 건당 추징세액은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크게 줄었던 추징세액은 2011년 13억1000만 원에서 지난해 14억5000만 원으로 늘었다. 세무조사의 강도가 그만큼 세졌다는 의미다.

국세청이 밝힌 고액자산가의 탈세는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방식 이외에도 친인척 명의로 보유하던 차명 주식을 실명 전환 없이 자녀 등에게 물려주는 방법 우량법인을 부실법인과 합병시킨 후 주식을 세금 부담 없이 사주 3세에게 증여하고 부동산 개발 등을 통해 주가를 급등시키는 방식 등이다. 국세청은 앞으로도 지하경제 양성화를 위해 탈세 혐의가 높은 고액자산가에 대한 조사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