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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땅속 짠물, 애물인줄 알았더니 보물

제주도 땅속 짠물, 애물인줄 알았더니 보물

Posted July. 30, 2013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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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걸어 다닌 땅 밑에 이렇게 귀한 자원이 숨겨져 있었다니 신기허우다(신기합니다).

제주 제주시 구좌읍 한동리 주민 강모 씨(62여)는 24일 개관한 마을 인근 제주용암해수산업단지 제주테크노파크의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를 둘러보며 눈이 휘둥그레졌다. 강 씨는 다른 동네에서는 깨끗한 지하수가 나오는데 이곳에서는 짠물이 나와 농사에 고초를 겪었는데 그 짠물의 쓰임새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새로운 보물을 찾은 느낌이다고 말했다.

30만40만 년 전부터 제주도 지하에 묻혀 있는 용암해수가 빛을 보기 시작했다. 용암해수는 삼투압 작용으로 인해 바닷물이 섬 지하로 밀려들어 현무암층에 쌓인 물이다. 맛을 보면 일반 바닷물처럼 짠맛이지만 인체에 유용한 성분이 다량으로 담겨 있다. 이 용암해수를 산업용 자원으로 활용하는 사업을 용암해수산업화지원센터가 주도한다.

용암해수 산업자원으로 재탄생

이 센터는 지하 130m에서 뽑아 올려진 용암해수를 식용이 가능한 물과 기능성 음료 등으로 만드는 역삼투압 장비와 전기투석 장치를 마련했다. 한쪽에서는 채소 수경재배, 해양생물 인공 양식 등을 위한 수조를 마련했다. 19만5000m 규모 용암해수산업단지에 들어서는 기업에 용암해수를 공급하고 품질관리도 맡는다.

용암해수는 바닷물이기 때문에 일반 바닷물, 해양심층수 등과 나트륨, 마그네슘 등의 성분은 비슷하지만 인체에 유용한 희귀 미네랄 성분인 바나듐(0.015ppm), 셀레늄(0.013ppm), 아연(0.019ppm), 철(0.015ppm) 등이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들어 있다. 암반층을 거치면서 자연 여과를 통해 청정 지하수 자원이 됐다는 것도 장점이다.

활용 가능성 무궁무진

현재 함유한 용암해수는 27억 t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루 1000t 생산 기준으로 7500여 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뽑아올린 만큼 바닷물이 밀려들어 채워주기 때문에 자원 고갈의 우려가 없어 사실상 무한정한 자원이나 마찬가지다.

용암해수의 활용은 다양하다. 먹는 물은 물론이고 두부, 요구르트 등 식품의 원료로 사용할 수 있고 기능성 음료로도 개발할 수 있다. 청정수가 필요한 화장품의 원료로 쓰일 수 있고 친환경 농작물 재배에도 유리하다. 용암해수를 정제하고 남은 나트륨은 천연소금으로 상품화할 수 있다.

용암해수산업단지에 입주를 신청한 기업들도 이 같은 전망을 보고 투자를 서두르고 있다. 음료 식품 소금 화장품 등을 제조하는 5개 회사가 용지를 분양받아 내년 용암해수를 활용한 시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제품들은 용암해수 인증브랜드인 바라눌(Baranul)을 달고 나간다. 바다와 땅을 뜻하는 고어인 바라와 눌이 합쳤다. 테크노파크 김병호 용암해수산업단장은 일본 미국 등 해외 유명 수질 인증기관에서도 안전성과 청정성을 인정받았다. 고갈 위험 없이 지속적으로 이용 가능한 자원이어서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