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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빠진 그린, 양의 환호 보라

Posted January. 06, 2010 0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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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년 만에 세상이 달라졌다. 바람의 아들 양용은(38) 얘기다. 양용은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08시즌을 끝낸 뒤 성적 부진으로 출전 자격을 잃었다. 퀄리파잉 스쿨을 거쳐 겨우 출전권을 되찾은 그에게 지난해 이맘때 목표는 오직 하나였다. 어떡하든 PGA투어에서 살아남는 일이었다.

절박한 처지였던 지난해 초와 달리 새해를 맞은 양용은의 발걸음은 한결 가벼워 보인다. 지난해 2승을 거둔 덕분에 거물 대접을 받으며 느긋하게 새해를 시작했다. 양용은은 7일 미국 하와이 주 마우이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개막하는 SBS챔피언십에 출전한다.

이 대회는 지난해 우승자 중 28명만이 출전하는 챔피언들의 경연장이다. 미국PGA투어닷컴은 대회 소개 페이지에 양용은의 사진을 게재한 가운데 무명 선수가 37세의 나이에 혼다클래식과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이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고 평가했다. 이 사이트는 또 양용은은 2002년 한국에서 열린 SBS최강전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적이 있다며 인연을 소개했다.

몸값이 껑충 뛰면서 아직 새로운 메인 스폰서를 확정짓지 못한 양용은은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로고가 새겨진 캐디백을 사용하기로 했다. 한국 상품의 해외 마케팅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서다. 양용은은 연말에 푹 쉬면서 컨디션을 되찾았다. 반짝 스타라는 평가는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양용은을 비롯해 지난해 메이저 대회 우승자인 앙헬 카브레라(마스터스아르헨티나), 루커스 글로버(US오픈), 스튜어트 싱크(브리티시챔피언십이상 미국)도 우승을 노린다.

이 대회를 시작으로 PGA투어는 총 46개 대회에 총상금 2억7080만 달러(약 3000억 원)가 걸린 11개월의 대장정에 들어간다. 골프 황제에서 밤의 황제로 전락한 타이거 우즈(미국)의 장기 공백으로 흥행 차질도 예상된다. 호랑이 없는 굴을 누가 차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해 무관에 그친 최경주(40)와 앤서니 김(24)의 부활 여부도 흥미롭다.



김종석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