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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감독, 선수선발-전술운용 코칭스태프 의견 적극수용 변화 이끌어

허정무감독, 선수선발-전술운용 코칭스태프 의견 적극수용 변화 이끌어

Posted December. 24, 2008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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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5일 아랍에미리트와의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한국축구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주장 선임을 놓고 의견이 엇갈렸다. 당시 허정무 감독은 이영표(도르트문트)에게 주장을 맡기려 했지만 다른 스태프들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지성은 가만두면 맡은 역할만 하고 임무를 줬을 때 더 적극적이란 판단 때문. 결국 허 감독이 한발 물러섰다.

박지성 주장 기용은 대성공이었다. 박지성은 후배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훈계했고 그라운드를 더 열심히 누볐다. 빅리거의 솔선수범에 다른 선수들도 혼신을 다해 뛰는 효과가 나타나 아랍에미리트를 4-1로 대파했다. 박지성이 또 주장으로 뛴 11월 19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원정경기에서는 2-0 완승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상대 19년 무승 징크스를 털어내며 2연승해 7회 연속 본선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허 감독의 변신이 한국축구를 바꾸고 있다. 사실 허 감독은 진돗개라는 별명답게 한국축구계의 대표적인 고집불통으로 통했다. 선수 선발이나 훈련, 전술운용에서 독단적이었다.

하지만 허 감독은 9월 1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최종예선 1차전 북한과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로 불안한 출발을 보이자 변화를 모색했다. 주위의 의견을 듣기 시작했다. 선수선발에 코칭스태프의 의견을 적극 반영했다. 선수들과의 면담도 계속 했다.

감독은 팀을 바꾸는 데 절대적이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거스 히딩크 감독이 그랬고 2007 K리그와 2008 FA컵 우승을 이끈 포항 스틸러스의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이 그랬다. 또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은 눈높이를 낮춰 2008 K리그와 컵 대회에서 우승했다.

변신에 성공한 허 감독의 다음 행보가 주목된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