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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평채 해외발행 연기

Posted September. 13, 200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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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했던 10억 달러 규모의 외국환평형채권기금(외평채) 발행이 연기됐다.

기획재정부는 11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투자자들과 외평채 발행가격 및 금리에 대해 협상을 벌였지만 국제금융시장의 경색으로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았다며 시장상황이 호전될 때까지 발행을 연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은 8, 9일 열린 설명회(로드쇼)에 현지 투자자들이 많이 몰렸고 이들은 한국 경제상황이 양호하다는 점을 충분히 이해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국 상황은 괜찮지만 문제는 뉴욕 금융시장의 돈줄이 말랐다. 금리가 다 올랐다며 높은 가산 금리를 요구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쁜 조건을 굳이 감수할 필요가 없다며 특히 정부의 외평채 발행 가산금리는 추후 한국 기업과 금융회사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할 때 기준이 되므로 무리해서 발행해선 안 된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말했다. 국내 민간기업과 공기업은 하반기에 100억 달러 이상의 해외채권 발행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정부에 따르면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인 리먼브러더스의 손실 우려로 국제금융시장은 신용 경색이 심각한 상황이다.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위기설과 북한 핵시설 복구설 등도 외평채 발행 여건을 악화시켰다는 분석이다.

재정부는 당초 미국 국채 수익률에 붙는 외평채의 가산금리 수준을 연 1.8% 안팎으로 예상했다. 최악의 경우에도 2.0%를 넘기지는 않겠다는 방침이었는데 주요 외국인 투자가들은 달라진 상황을 거론하며 이를 넘는 가산금리를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구 재정부 국제금융국장은 이번 외평채 발행의 목적이 한국의 자금 수요가 급박해서가 아니라 9월 위기설의 근거가 없음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었는데 그 사이 위기설이 사그라졌다며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을 감안하면 굳이 무리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신 관리관은 골드만삭스 HSBC 등 이번 외평채 발행 주간사회사를 통해 앞으로 주요 외국인 투자가들의 움직임을 점검하면서 발행 여건이 개선되는 대로 별도의 로드쇼 없이 곧바로 외평채 발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신치영 최창봉 higgledy@donga.com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