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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팔던 중국 이젠 자본을 판다

Posted October. 29, 2007 0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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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난감 옷 인형 DVD플레이어 자전거.

전 세계 시장을 휩쓰는 중국의 효자 수출품 목록이다. 여기에 곧 한 가지 품목이 추가될 듯하다. 바로 전 세계를 향해 갈수록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중국 자본이다.

중국 국영 공상은행은 25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최대은행인 스탠더드뱅크의 지분 20%를 55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확정되면 중국의 해외투자 역사상 최대규모의 인수가 된다. 중국으로서는 나이지리아 수단 등 아프리카 지역의 풍부한 석유 및 천연지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포석이기도 하다.

이에 앞서 중국 시틱그룹은 21일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파문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베어스턴스에 10억 달러를 투자하는 자본제휴협정을 맺었다. 베어스턴스는 현재 유동성이 급격히 악화된 상태. 이 자본제휴협정이 미국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을 받으면 중국 자본이 미국의 주요 투자은행에 지분을 갖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앞서 8월에는 중국개발은행이 영국 유수의 금융회사인 바클레이스에 29억8000만 달러를 투자했다. 중국개발은행은 지난해 말 네덜란드 최대 은행인 ABN암로 인수전에도 뛰어들어 유력한 인수합병자로 꼽히고 있다.

중국투자공사는 올해 7월 세계 최대 사모()펀드인 블랙스톤 지분 10%를 30억 달러에 인수해 콧대 높은 월가에 메가톤급 충격을 안겼다. 중국 민생은행도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UCBH은행 지분 9.9%를 2억5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샌프란시스코의 중국계 미국인들이 주요 고객인 UCBH은행 지분에 참여해 미국식 소매금융기법을 배우겠다는 전략이다.

이처럼 중국은행을 필두로 중국이 전 세계에 자본수출을 할 수 있는 것은 막대한 외환보유액이 뒷받침되기 때문.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조4000억 달러에 이른다.

중국은행들이 기업공개를 통해 막대한 자금을 확보한 것도 주요 이유다. 지난해 219억 달러 규모의 기업공개를 한 중국 공상은행은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은행으로 등극했다. 시틱그룹도 급등세를 보이는 중국 증시 덕에 급성장한 증권회사다.

여기에 달러화 가치 하락으로 중국은 투자 여력이 더욱 커진 반면 미국과 유럽 금융회사들은 최근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파문 등으로 유동성이 좋지 않아 중국 자본 진출에 어느 때보다도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 등 금융회사들도 중국과의 자본제휴를 통해 향후 중국 시장 진출에 유리한 교두보를 확보하려 하고 있다. 블랙스톤은 10% 지분을 중국에 매각한 것에 대해 미국 정치권을 중심으로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중국 자본이 참여하면 앞으로 중국에서 중국기업 인수 등 블랙스톤의 사업 진출에 훨씬 유리하다며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공종식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