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전노조위원장 사측서 2억 받아

울산지검 특수부(부장 권오성)는 16일 임금 및 단체협상 과정에서 회사로부터 2억 원을 받은 혐의(배임수재)로 현대자동차 노조 이헌구(47) 전 위원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기아자동차 노조 간부 1명이 회사 측으로부터 수천만 원을 받은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해 4월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비자금 1300억여 원의 용처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의 노조 간부가 금품을 받은 단서를 잡은 뒤 최근 이를 일선 검찰청에 이첩해 수사가 이뤄졌다.

이 씨는 혐의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이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는 17일 오전 울산지법에서 열린다.

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노조 위원장을 맡고 있던 2003년 7월 말경 경남 양산시 한 암자에서 김동진 현대차 부회장(당시 사장)을 만나 파업 조기 해결 등의 청탁과 함께 현금으로 2억 원을 받은 혐의다.

돈을 건넨 김 부회장은 배임증재 혐의가 인정되지만, 공소시효(3년)가 지난해 7월 만료돼 처벌이 불가능하다.

당시 노조는 임단협에 실패해 6월 25일부터 파업에 들어갔으나 이 씨가 돈을 받은 일주일 뒤인 8월 5일 파업을 끝냈다. 박유기 현 노조 위원장은 당시 노조 사무국장이었다.

또 울산지법 형사3단독 김진영 판사는 시무식 폭력 사태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 위원장과 안현호 수석부위원장이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16일 구인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은 김모 부위원장 등 노조 임원 2명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한편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실무협의를 벌이는 등 의견차를 좁히고 있어 조기 타결 가능성을 높여 주고 있다.

노사는 이날 오전 10시 연말 성과급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만나 협상을 벌였으며, 17일 다시 만나 막판 절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노조는 회사 측과의 협상 진행과는 상관없이 예정대로 17일 주야간조가 6시간씩 부분파업을 계속하기로 했다.

윤희각 조용우 toto@donga.com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