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December. 13, 2006 07:13,
2012년까지 주거단지, 산업물류 단지 등이 단계적으로 들어설 영종경제자유구역의 규모는 570만 평. 여기에 풀리는 보상금은 단일지구 사상 최대규모다. 판교신도시 보상금이 3조3000억 원, 행정중심복합도시 보상금이 3조4000억 원이었다
영종도에서 돈 자랑 마라=대중골프장인 영종도 스카이72에서 허드렛일을 하던 한 중년 여성은 최근 직장을 그만둔 뒤 외제 승용차를 몰고 다닌다. 갖고 있던 땅이 운북동 관광단지 예정지에 편입되면서 100억 원가량의 보상금을 받은 것으로 소문나 있다.
인천의 한 문화단체 대표인 A(53) 씨는 며칠 전 점심을 같이 먹은 영종도의 한 동장과 주민단체 대표 등 3명이 전부 고가 외제차와 국산 최고급 차를 끌고 나타나서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돈 보따리가 풀리면서 예전엔 좀처럼 보기 힘든 일들도 꼬리를 물고 있다.
최근 이 지역의 한 40대 남성은 사업자금을 달라며 보상 전 재산상속을 요구하다가 이를 거부하는 아버지를 손찌검해 경찰에 입건됐다. 최근 외지로 떠난 영종도 주민 S(54) 씨는 보상금을 두고 자식들끼리 싸우는 꼴을 보기 싫어 시세보다 낮은 가격인 줄 알면서도 농지 3000평을 미리 처분해 버렸다고 털어놓았다.
농사를 짓던 원주민의 경우 경작확인서를 내고 타 지역에 땅을 사면 양도세 취득세를 감면받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근 지역에 땅을 사들이려는 사람들도 줄을 잇는다. 이 때문에 영종도 인근 신도, 시도, 모도의 농지가 평당 10만20만 원에서 40만50만 원대로 급등했다.
그러나 보상금액이 적은 주민들은 부채를 회수하려는 금융기관의 압박에 울상이다.
보상금 전쟁=영종도시개발사업지구에서 보상금을 받는 토지주는 총 5850명.
한국토지공사 조사 결과 이들 중 원주민은 28.8%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인천 도심이나 서울 등의 외지인이다.
보상금은 공시지가의 180300% 선인 평당 80만200만 원으로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에 만족하지 못한다. 인천공항 건설이 시작된 1990년대 초부터 엄격한 건축제한으로 재산권 침해를 받은 만큼 공시지가의 500% 수준에서 보상금이 지급돼야한다고 주장하는 것.
외지인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도 연일 보상반대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현금보상보다 환지(개발비용을 제외하고 일정비율의 토지를 돌려받는 것)를 선호하고 있으나, 현재 확정된 감보율(사업지구에서 도로, 공원, 학교 부지 등을 확보하기 위해 토지를 공출받는 비율)을 72%에서 50%로 낮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는 감정가 이상의 보상은 있을 수 없다며 환지 또는 현금 보상을 선택하지 않을 경우 법에 따라 토지 강제 수용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