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는 뭔가 다른 게 있을까. 물론 있었다. 그러나 세계 최고 선수가 말한 세계 최고되기는 너무나 간단했다.
아시아 선수론 사상 처음 육상 단거리 남자 110m 허들에서 세계 기록(12초88)을 세운 황색 탄환 류샹(23중국사진).
28일 열리는 2006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 참가 차 한국을 찾은 그를 대구 인터불고호텔에서 만났다. 잘 생긴 외모에 멋진 몸매(189cm, 86kg)로 황색인의 한계를 뛰어 넘어 세계를 정복해 월드 스타로 떠오른 그는 대구에서도 수시로 팬들에게 사인공세를 받는 스타였다. 트랙에선 매서운 눈매였지만 평상시엔 부드러운 눈매로 사람을 사로잡았다.
13세 때 높이뛰기로 육상에 입문한 류샹은 16세 때 지금의 순하이핑(52) 감독을 만나 허들로 전향했다. 키가 큰데다 스피드까지 좋아 높이뛰기보다는 허들에서 더 큰 가능성을 발견 한 것이다.
어렸을 때 앨런 존슨(35미국)을 영웅으로 삼았다. 허들을 넘는데 그 스피드가 너무 빨라 놀랬다. 그 영웅 같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다. 결국 지금은 내가 더 빠르다.
그는 1996애틀랜타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12초92의 최고기록을 가지고 있는 존슨을 표본으로 삼았다. 그리고 순하이핑 감독의 지도를 받아 스피드 향상과 허들링(허들 넘는 기술)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
결국 그는 주니어 시절인 2002년 로잔그랑프리대회에 출전해 13초12를 기록, 세계 주니어 및 아시아기록을 세우며 우승하며 국제무대에 등장했다. 그리고 2004년 5월 오사카대회에서는 13초06으로 자신의 영웅 존슨을 누르고 우승했고 급기야 2004아테네올림픽에선 12초91의 세계기록 타이로 우승하며 세계 최고로 우뚝 섰다. 비 미국인으로 13초벽을 넘은 최초의 선수로 그는 일약 월드 스타가 됐다. 지난 7월12일 로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슈퍼그랑프리 대회에선 세계기록을 12초88까지 당겼다.
류샹은 자신의 오늘이 있기 까지 순하이핑 감독의 지도력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했다. 순하이핑 감독은 가능성이 있는 류샹이 있었고 기록의 관건인 스피드와 허들링에 집중 투자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의 목표는 세계기록을 갈아 치우는 것. 그리고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2연패 하는 것이다.
한국은 육상 후진국. 특히 단거리는 세계의 벽과 큰 차가 난다. 110m 허들의 경우 한국 기록(13초71박태경)이 류샹에 무려 0.83초나 차이가 난다.
류샹이 한국 육상에 주는 조언은 간단했다. 좋은 선수와 좋은 감독, 그리고 과학적인 훈련 방법이란 3박자에 노력이 가해진다면 한국도 빠른 시간 안에 세계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를 이기려는 라이벌의 존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류샹은 국제무대에서 아직도 가끔씩 1등을 주고받는 관계인 자신의 영웅 존슨과 28일 다시 라이벌 대결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