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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인터넷 달구는 Park 열풍

Posted August. 18, 200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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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공영방송 BBC 홈페이지(www.bbc.co.uk)에는 해브 유 세이(Have you say)라는 코너가 있다. 사회의 온갖 이슈에 대해 누리꾼(네티즌)들이 토론을 벌이는 곳. 프리미어리그 구단별 팬 토론방도 열려 있다.

이곳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토론방은 17일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한 누리꾼이 박지성 토론방을 만들고 그가 열정은 있지만 인상적인 플레이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을 올린 것. 이에 누리꾼들은 당신은 경기나 보고 그런 소리를 하느냐, 박지성은 이제 한 경기 했을 뿐이다. 충분히 인상적이다는 등 반대의견을 쏟아놓았다.

박지성을 폄훼했던 누리꾼은 인종차별 하느냐는 핀잔을 받고 자신이 중국인이라고 실토했다가 되레 질투하느냐는 소리까지 들어야 했다.

박지성(24)은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 한 경기 뛰었을 뿐이지만 영국의 인터넷까지 뜨겁게 달구고 있다.

영국인들의 축구사랑은 세계적으로 유별나다. 축구 종주국이라는 자부심을 넘어 광신도를 방불케 하는 훌리건까지. 인터넷에서도 축구 얘기만 나오면 들썩들썩 끓는다. 구단 홈페이지는 물론 신문사 방송사 포털 사이트들에는 수많은 축구 토론방이 있다.

한국 누리꾼의 극성 역시 세계적. 박지성이 맨체스터에 입단한 뒤에는 그곳 홈페이지(www.manutd.com)에서도 한국 누리꾼의 글은 심심찮게 눈에 띈다. 13일 에버턴전을 마치고 맨체스터 홈페이지에서 실시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 선정 팬 투표에선 박지성이 웨인 루니를 제치고 선두를 달리는 것도 토종 누리꾼의 힘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축구 토론방에서는 국가 간 경쟁도 눈에 띈다. 특히 최근 급격히 인터넷 인구가 증가한 중국이 대표적. 맨체스터가 중국 팬들을 위해 일부러 중국어 홈페이지까지 열었을 정도다. 중국 톈푸()신문 장원야 기자는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는 이웃의 조그만 나라 출신 박지성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맹활약하는 것에 대해 부러움과 함께 묘한 질투를 느끼는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박지성은 20일 오후 8시 35분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리는 애스턴 빌라와의 홈 개막전에서도 선발 출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팀 내 경쟁자인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라이언 긱스의 부상이 아직 호전되지 않아 2차전 출장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정재윤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