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국민 염원이 우릴 독도까지 밀어줘

Posted August. 15, 2005 03:05,   

ENGLISH

성웅아 성모야, 이리 와라. 큰일을 했으니 다 같이 파이팅 한번 해야지.

13일 오전 6시 58분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53) 씨 3부자가 18시간 만에 울릉도독도 수영 종단에 성공했다.

독도의 자갈밭에 올라선 조 씨는 감격에 겨운 듯 해군특수전부대(UDT) 출신의 큰아들 성웅(23), 국가대표수영선수 성모(20) 씨를 불러 세우고 태극기를 흔들며 만세를 불렀다.

조 씨는 내가 수영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염원이 밀어 준 것이라면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으로 열 받았던 차에 우리가 한 일이 온 국민의 해열제가 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이들의 대장정에 가장 큰 장애물은 한류()였다. 입수 당시 바닷물은 26도로 따뜻했지만 곧 한류가 닥쳤다.

8시간을 수영하기로 했던 첫 주자 성모 씨가 추위를 호소해 4시간 만에 물에서 나왔다. 다음 주자로 나선 성웅 씨는 몸이 덜 풀려 2시간밖에 버티지 못했다. 이어 조 씨가 물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6시간이 넘도록 헤엄치는 아버지를 보고 두 아들이 새로 각오를 다지며 차례로 바다로 몸을 날렸다.

한참 수영하다 보니 해파리가 쏘는 것이 느껴져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해파리는 아열대해수에서 사는 생물이니 난류가 왔다는 증거였다.

꼬박 하루가 걸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6시간이나 앞당긴 데 대해 조 씨는 당초 난류를 타기 위해 울릉도와 독도의 직선거리 87.4km보다 30km 정도 길게 포물선을 그리며 헤엄치려 했는데 일찍 난류를 만나 직선에 가깝게 독도로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마지막 1km를 남겨 놓고는 3부자 모두 안전망에서 나와 독도를 향해 헤엄쳤다.

1980년 대한해협을 건넌 조 씨는 1982년 도버 해협 횡단, 2002년 대한해협 횡단, 2003년 한강 700리 종주에 이어 독도 횡단의 기록을 더하게 됐다. 다음 계획을 묻자 그는 북한에서 대동강 종단을 허용한다면 꼭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여정은 스포츠케이블채널인 MBC-ESPN의 광복 60주년 특별기획 조오련 삼부자의 독도아리랑 프로그램을 통해 24시간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김지영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