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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까다롭군

Posted June. 18, 2005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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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골프대회 코스 중 가장 까다롭고 어렵게.

이는 미국골프협회(USGA)의 US오픈 철학이다. 오버파 우승자가 나와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해 대회(시네콕힐스CC) 4라운드에서는 뜨겁고 건조한 날씨 탓에 그린이 바짝 말라 살인적인 스피드를 냈으나 USGA는 그린에 물 뿌리는 것을 거부해 단 한 명도 언더파를 기록하지 못했고 28명은 80타 이상의 주말골퍼로 전락하기도 했다.

그래서 US오픈에 출전한 선수는 제아무리 내로라하는 톱 랭커도 홀마다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숨을 토해내기 일쑤다.

17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파인허스트CC No.2코스(파707214야드)에서 개막한 올 시즌 2번째 메이저대회인 2005 US오픈(총상금 625만 달러)도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156명의 출전선수 중 1라운드 언더파 선수는 겨우 9명.

올린 브라운, 로코 미디에이트(이상 미국)가 깜짝 공동 선두(3언더파)에 나선 가운데 탱크 최경주(나이키골프)는 공동 6위(1언더파)로 상쾌하게 출발했다. 지역예선을 거쳐 생애 첫 메이저 무대를 밟은 양용은(카스코)은 공동 54위(4오버파).

세계랭킹 1위 다툼이 치열한 타이거 우즈(미국)와 비제이 싱(피지)은 공동 10위(이븐파)로 체면을 유지했다.

1999년 대회 당시 페인 스튜어트(우승 5개월 후 비행기 사고로 사망)가 1언더파로 우승컵을 거머쥘 정도로 난코스였던 파인허스트는 6년 전보다 더욱 까다롭게 세팅돼 과연 오버파 우승자가 탄생할지 관심사.

코스 길이가 92야드 늘어난 데다 질긴 버뮤다그래스 러프는 12cm가 넘어 일단 빠지면 레귤러 온은 버겁다. 게다가 악명 높은 솥뚜껑 그린은 첫날부터 어설픈 온그린 샷은 대부분 그린 밖으로 내뱉어 버렸다.

1라운드에서 가장 어려웠던 홀인 16번홀(파4492야드평균 타수 4.6타)은 대회 기간 내내 승부 홀이 될 듯. 버디는 고작 4개뿐이었고 보기 69개, 더블보기 이상의 스코어도 13개나 나왔다. 일반 주말골퍼들은 파5홀로 플레이하는 16번홀의 6년 전 평균 타수는 4.54타였다. 이 홀에서 공동선두 브라운, 미디에이트는 버디를 낚았고, 최경주는 파세이브, 우즈는 보기를 기록했다.



안영식 ysa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