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주주의결권 적극 행사

국민연금기금이 주식을 보유한 기업에 대해 주주 의결권을 적극 행사하기로 해 파장이 예상된다. 총기금 133조 원인 국민연금기금은 2004년 말 기준으로 351개 기업에 기금의 7.6%인 10조 원을 투자하고 있다.

국민연금관리공단은 24일 지난해 개정된 기금관리기본법에 따라 의결권 행사의 기준과 절차를 포함한 자산운용지침을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민연금은 앞으로 주식투자 규모를 늘릴 계획인 데다 이 지침에 따라 주주 의결권 행사에 적극 나설 방침이어서 향후 기금이 기업경영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국민연금기금 측은 기업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상정 안건에 대한 자료를 적극 요구하기로 했다. 또 안건별로 경중을 따져 찬성과 반대의 의견을 명확하게 밝히기로 했다.

아울러 각 기업의 경영진 및 이사회에 대해서도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이사 선임과 관련해서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되 이사회 참석률이 60% 이하인 사외이사에 대해서는 선임을 반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또 경영권 분쟁이 생겼을 경우 원칙적으로 현 경영진을 지지하지만 정당화할 수 없는 경영권 방어에 대해서는 반대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침에 따라 의결권 행사를 강화함으로써 앞으로는 반대 의견이 훨씬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재계는 기금을 통해 정부나 시민단체가 기업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또 기금이 국내 대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면서 경영진 교체 등의 문제에 의결권을 행사하는 데 우려를 표명했다.

김상훈 박중현 corekim@donga.com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