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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물밑 접촉불구 국회 파행 끝 안보여

Posted November. 02, 2004 23:03,   

국회 파행 나흘째를 맞은 2일 여야는 국회 정상화를 위한 물밑 조율에 부심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등원과 이해찬() 국무총리의 유감 표명을 병행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날 청와대에 항의방문단을 보내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 총리의 파면을 촉구하는 등 여전히 강경한 자세다. 양당의 속셈이 겉으로 드러난 것보다는 훨씬 복잡해 국회 정상화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

열린우리당 내에서는 국회 공전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부담스러워 하면서도 한나라당의 비이성적인 요구에 더 이상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강경 기류가 아직 우세한 편이다.

2일 천정배() 원내대표 주재로 열린 원내대표단 회의가 끝난 뒤 전병헌() 부대표는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오래 갈 것 같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이해찬 총리의 파면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 총리가 먼저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총리가 먼저 사과하지는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은 이날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를 통해 한나라당이 등원할 경우 이 총리가 적절한 수준의 유감 표명을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한나라당측에 전달하는 등 물밑 접촉을 계속했다.

특히 당 지도부는 민주노동당 민주당 자민련 등 야3당이 요구한 양당 대국민 사과후 국회 정상화 제안이 합리적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꼬인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양측이 동시에 화해의 손을 내미는 해법이 현실적이라는 인식에서다.

당에서는 한나라당이 색깔론 공세를 사과한다면, 국회 파행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대국민 사과를 하도록 이 총리를 설득한다는 입장이다.

박영선() 원내대변인은 몇몇 의원들이 1일 이 총리에게 한나라당의 좌파 공세에 대한 총리의 뜻이 충분히 전달됐으니 대승적 차원에서 유감표명을 하는 게 어떠냐고 건의했다며 이 총리는 이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결국 열린우리당은 여전히 한나라당의 선() 등원이 정상화의 전제라는 입장인 셈이다.

사과로는 안 된다. 당분간 파행이다.

한나라당은 2일 확대원내대책회의와 의원총회를 열고 여권 일각에서 이해찬 총리의 유감 표명이 거론되는 데 대해 이같이 못을 박았다. 이 총리에 대한 파면 요구에 청와대가 미동도 않는 상황에서 먼저 발을 뗄 수 없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이날 오후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 등으로 구성된 항의방문단을 청와대에 보내 노무현 대통령에게 이 총리의 파면을 촉구하는 서한을 문재인() 대통령시민사회수석비서관에게 전달했다.

이에 앞서 김덕룡() 원내대표는 여권이 총리의 사과 발언 (유도) 운운하고 있으나, 위헌과 선거법 위법 행위로 자격을 상실한 총리와는 국정을 논의할 수 없다며 이 총리의 파면을 재촉구했다.

한나라당은 3일에는 소속 의원 전원이 지역구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이 총리 파면 요구의 정당성을 알리기로 했다. 이날 밤에는 심재철() 전략기획위원장 등이 한나라당 홈페이지에서 네티즌과 국회 파행의 여권 책임론 등을 놓고 채팅을 벌일 예정이다. 또 4일에는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 총리 파면 촉구 및 도발 규탄 대회를 열 계획이다.

한편 2일 의총에서는 국회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여당 발목잡기라는 인식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총리 해임건의안 제출을 명분 삼아 등원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강경론에 묻혔다.

특히 김용갑() 의원은 조기 등원론을 주장하는 원희룡() 최고위원에 대해 당을 떠나라고 공격하기도 했다.

당 지도부는 5일 MBC 라디오 여성시대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노 대통령의 발언을 지켜보고 대여 협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훈 이승헌 dreamland@donga.com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