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학경전=9월 5일부터 10월 26일까지 서울 마포구 창전동 쌈지 스페이스에서 회고전이 열리는 여성 예술가 차학경(19511982사진)은 국내에는 이름이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페미니즘 미술과 포스트모던 미술의 선구자로 미국 문화계에서 이름을 떨친 인물.
한국인으로는 백남준 이후 두 번째로 뉴욕 휘트니미술관에서 전시를 가졌으며 그가 남긴 서사시적 소설 딕테(DICTEE)는 미국 UC버클리대 비교문학과에서 교재로 사용될 정도로 평가가 나 있다.
1951년 부산 태생인 고인은 1963년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로 이주한 뒤 이듬해 샌프란시스코에 정착한다. UC버클리대에서 비교문학과 미술을 공부한 뒤 사진, 영화, 연극, 퍼포먼스, 저술 등 장르와 매체를 뛰어넘는 다양한 활동을 벌였다. 1980년 뉴욕으로 이주한 뒤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 디자인부에서 일하기도 했다.
한창 정력적으로 활동하던 그녀는 서른한 살 때인 1982년 뉴욕 맨해튼의 한 빌딩에서 작업하던 사진작가 남편을 만나러 갔다가 빌딩관리인에게 성폭행 당한 뒤 잔인하게 살해돼 이튿날 빌딩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관객의 꿈이라는 제목이 붙여진 이번 회고전에서는 짧은 생애 동안 이산()의 기억과 언어의 상실을 주제로 탈장르 작업을 한 고인의 삶과 작품 세계가 전시, 심포지엄, 도록, 연극 등을 통해 소개된다.
UC버클리대 버클리미술관의 수석 큐레이터 콘스탄스 르월른이 기획한 회고전은 2001년부터 시작해 미국 미술관 5곳을 순회했으며 이번 서울전이 6번째다.
전시작품 40여점은 고인 가족이 기증한 작품들과 피해 보상금으로 운영되는 버클리미술관 내 차학경기념관 소장품들. 눈먼 음성(Aveugle Voix) 등 비디오 및 필름, 설치, 아티스트 북, 드로잉, 슬라이드와 함께 그가 죽기 직전까지 제작 중이던 미완성필름 White Dust from Mongolia가 선보인다.
5일 오전 11시에는 탈식민주의, 기호학, 젠더론 전문학자들과 문학 미술계 인사들이 참여하는 심포지엄 차학경의 이해가 열리며 오후 7시 반에는 극단 뮈토스(대표 오경숙)가 차씨의 작품 딕테를 무대화한 연극 말하는 여자를 공연한다.
버클리미술관 전시와 함께 발행된 전시도록도 눈빛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된다. 02-3142-16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