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으로 11일 검찰에 구속기소된 최태원() SK 회장이 기업 정상화를 위해 자신이 가진 이 회사의 지분 전부와 다른 계열사의 지분 등 사재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또 SK그룹은 계열사의 투명경영을 확보하기 위해 장기적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해 나가기로 했다.
최 회장이 1대 주주인 SK C&C는 문제가 됐던 SK C&C와 최 회장의 지난해 3월 주식 맞교환 행위를 무효화하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따라 SK의 보통주 646만주는 SK C&C로, 워커힐호텔 보통주 325만주는 최 회장에게 각각 돌아간다.
SK구조조정본부 이노종() 전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SK본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SK글로벌을 정상화시키기 위해 대주주인 최 회장이 모든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최 회장이 SK글로벌 지분(3.31%166억원 상당)과 다른 계열사의 지분 등 사재를 (SK글로벌에) 출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또 이 전무는 어느 계열사의 지분을 언제, 얼마나 출연할지는 결정되지 않았다면서 개인지분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경영권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전무는 SK그룹은 투명경영 체제를 추구할 것이며 장기적으로 지주회사 형태로 나아갈 것이라며 구조조정본부는 계열사의 중복투자를 조정하는 등 필수적인 업무만 수행하도록 기능이 축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정부와 채권단은 자산매각, 증자 등 유동성을 높이기 위한 모든 수단을 SK그룹측에 요구하기로 했다. 금융감독위원회 관계자는 11일 오전 채권 금융기관들은 사재출연은 물론 자산매각, 증자 등 SK글로벌의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강도 높게 추진할 것이라며 다만 이 회사의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수출입 거래에 대해 현 수준의 금융지원은 계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금감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로 SK글로벌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난 만큼 이 회사의 회계자료에 대한 전면 감리가 불가피하다면서 이 과정에서 다른 계열사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 이 부분도 감리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정부는 이번 사태가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해 금감위를 중심으로 한 대책단을 구성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