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 이어 필리핀에서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잇따르면서 추가 테러의 공포가 동남아시아로 확산되고 있다. 동남아가 테러의 새로운 온상()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필리핀 추가 테러 발생필리핀 남부 삼보앙가 중심가에서 발생한 연쇄폭발로 150여명의 사상자가 난 지 하루 만인 18일 수도 마닐라 교외 금융중심지에서도 폭탄 1개가 터져 밴 차량이 부서졌으며 인근에서는 수류탄 1개가 발견됐다고 필리핀 경찰이 밝혔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전날 사건과 관련이 있는지도 밝혀지지 않았으나 필리핀 외무부는 이번 사건이 단순한 국내 문제가 아니라 국제 테러조직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필리핀 군 고위관계자는 삼보앙가 폭발사건은 지난주 말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발생한 나이트클럽 폭발사건과 연계된 것이라고 17일 밝혔다. 그는 이 폭발사건이 발리섬 폭발사건의 배후로 의혹을 받고 있는 이슬람 과격단체 제마 이슬라미아(JI)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인도네시아에 본부를 둔 JI는 911테러 사건의 배후로 알려진 오사마 빈 라덴의 알 카에다 그룹 분파로 동남아 일대에서 테러활동을 해 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도네시아 발리 테러 수사인도네시아 경찰은 12일 발생한 발리섬 폭탄테러사건과 관련해 인도네시아인 7명과 중동 출신의 외국인 1명 등 8명의 용의자 집단을 집중 수사하고 있다고 17일 밝혔다.
인도네시아 경찰은 이날 아프가니스탄의 바그람 미국 공군기지에서 조사 중인 알 카에다의 동남아 책임자 오마르 알 파루크를 심문한 결과 발리 테러와 관계된 용의자들에 대해 다양한 정보를 얻어 이들 8명을 소환 조사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또 JI의 지도자인 아부 바카르 바시르도 소환 대상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바시르는 빠르면 18일 폭탄테러 및 반역 등의 혐의로 체포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바시르는 최근 영국 BBC방송과의 회견에서 이번 발리 폭탄테러가 미국의 음모라며 미국을 비난했다.
서방국가들 추가테러 대비미국이 발리 폭탄테러 이후 인도네시아 주재 대사관 직원들의 본국 철수를 결정한 데 이어 영국과 호주도 조만간 핵심요원을 제외한 대다수 직원을 귀국시킬 방침이다. 독일과 덴마크 외무부도 인도네시아에 거주하고 있는 자국민들에게 조속한 귀국을 권고했다.
한편 조지 테닛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17일 현 상황이 911 테러 이전 여름과 같은 정도로 위험하다면서 쿠웨이트와 인도네시아 등에서 벌어진 최근의 테러공격들을 알 카에다가 미국에서 미 국민을 겨냥해 또 한 차례 공격할 태세가 돼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이날 각료들에게 인도네시아 발리 폭탄테러와 같은 테러공격이 앞으로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