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 원로학자와 현직 대학 총장, 전직 장관과 주한 외교사절, 변호사, 신부 등 각계 명사 50여명이 자원봉사 문화의 확산을 위해 패션 모델로 나선다.
자원봉사단체인 볼런티어21(이사장 이명현 전 교육부장관)과 성숙한 사회 가꾸기 모임(상임대표 김태길 학술원 부회장)은 18일 오후 7시반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자원봉사를 시대의 패션으로라는 이색 패션쇼를 개최한다.
패션 무대에 서는 모델의 면면은 다채롭다. 82세의 김태길 대표를 비롯해 이호왕()학술원 회장, 박영식(현 광운대총장) 김숙희() 전 교육부장관, 이세중() 변호사,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박홍() 신부,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정대현() 이화여대 교수, 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변대규() 휴맥스 사장, 이철우() 마담포라 회장, 강지원() 검사, 성악가 박인수()씨 등이다.
외교사절로는 하인 드 브리스 주한 네덜란드 대사와 앤 이사벨 드그리즈 블라토 주한 유엔개발계획(UNDP) 대표가 동참하며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주부 등으로 구성된 시민 자원봉사단원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참가자들은 각자 원하는 차림을 하게 된다. 종교인은 종교복을, 예술인은 연주복을 입을 예정. 모델들은 진짜 모델으로부터 간단한 워킹 지도를 받은 뒤 무대에 선다.
볼런티어21측이 이 무대를 기획한 것은 8월 초. 자원봉사 선진국이 돼야 참다운 선진국이라는 취지에서였다. 섭외과정에서 패션쇼라는 형식 때문에 난색을 표했던 이들도 취지를 듣고 기꺼이 동참을 약속했다.
이명현 볼런티어21 이사장은 한국 사회는 지금 도덕적으로 허약해져 신뢰의 위기를 겪고 있다며 신뢰는 사회적 자본인 만큼 자원봉사를 통해 서로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자는 취지로 이같은 행사를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호왕 학술원회장은 나이든 남자가 패션쇼에 나가는 게 조금 쑥스럽기도 하지만 정직하고 올바르게 나누며 살자는 취지에 공감해 기꺼이 무대에 서기로 했다고 말했다.
캐주얼한 체크 무늬 잠바와 바지를 입고 무대에 설 예정인 박영식 광운대 총장은 지도층 인사들이 사회의 모델, 정신의 모델이 되자는 것을 표현하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평소에 즐겨입는 로만 칼라 셔츠를 입고 무대에 설 예정인 강지원 검사는 넥타이를 맨 정장 차림이 너무 규격화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활동적이고 자유로운 인상을 주는 의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명사들의 패션쇼는 마당극 요소를 가미, 신명의 마당 돋움의 마당 참여와 나눔의 마당으로 구성되며 사물놀이패, 판소리팀, 남성중창단, 관악5중주단, 장애인 가수 등의 공연도 곁들여진다.
이번 행사에서 노래도 부르는 성악가 박인수씨는 노래로 마음을 따뜻하게 할 수 있는 것처럼 패션쇼를 통해 이웃에 대한 사랑을 실천해 이 사회를 따뜻하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