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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추행 가톨릭 위기확산

Posted March. 27, 2002 08:54,   

위기의 가톨릭, 스스로 구원받을 것인가.

미국에서 사제들의 성추행 사건이 잇따라 폭로되면서 가톨릭교회가 중대한 고비를 맞았다고 미국 주요 언론이 연일 보도하고 있다.

특히 미 가톨릭계에서 가장 유명한 인사인 에드워드 에간 뉴욕 추기경이 코네티컷주의 브리지포트 주교 시절 아동 성추행으로 고소당해 다른 지방으로 옮긴 사제를 브리지포트로 다시 불러들인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의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최근 보도했다.

합의보상금만 10억달러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4월1일자) 커버스토리에서 1985년 루이지애나에서 사제의 아동 성추행 사건이 폭로된 이후 지금까지 미 전역에서 비슷한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으며 그동안 피해자와의 합의보상금으로 10억달러(약 1조3000억원) 이상이 지출됐다고 전했다.

성직자 성추행 사건에 대해 우려가 깊어지는 것은 피해 사실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고 범죄인데도 가톨릭 내부에서 다루다보니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미약하며 가톨릭교회가 이 문제에 대처할 능력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

캘리포니아 벤투라카운티에서는 최근 가톨릭 교구가 아동 성추행 사건을 일으킨 612명을 사제직에서 쫓아냈으나 명단을 밝히지 않고 피해자들에게도 함구토록 했다고 LA타임스가 25일 보도했다.

US뉴스앤드월드리포트 최신호(4월1일자) 커버스토리는 가톨릭 교회가 미온적으로 대처해왔기 때문에 이 같은 범죄가 계속 이어져왔다면서 앞으로 사제에 대한 의심이 깊어지고 가톨릭의 도덕성이 크게 상처를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잇따른 피해사례 폭로올 들어 이 문제가 불거진 것은 보스턴 글로브지가 1월 존 거간 사제(66)의 성추행 사건을 폭로하면서부터. 이 신문은 열살 난 소년을 성추행한 혐의로 1월 10년형을 선고받은 거간 사제가 지난 30여년 동안 130여명의 소년을 성추행해 왔으며 이를 알았던 대교구측은 외부에 알려질까 봐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에 이어 미 전역에서 비슷한 피해사례가 꼬리를 물고 폭로되었고 가톨릭 교단 지도부의 성추행 사건에 대한 처리가 잘못됐다는 여론이 일어 신도의 75%가 불만을 나타냈다는 조사결과도 최근 전해졌다.

타임지는 피해자의 사례를 예로 들면서 과거에는 사제의 잘못된 행동을 발설하면 부모나 교회로부터 오히려 꾸중을 들었기 때문에 어린 피해자들이 폭로할 엄두도 내지 못했다며 교회 내부에서도 반성이 일고 있으나 근본적인 개혁은 차기 교황이 누구인가에 달렸다고 지적했다.

가톨릭측에서는 부활절 메시지 등을 통해 사과의 표현을 내놓으면서 6월 미국 대주교협의회에서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교회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양상이다.



홍권희 konihong@donga.com · 김성규 kim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