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는 북한 중국 러시아 이라크 이란 리비아 시리아 등 7개국에 대해 비상시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위해 신형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도록 하는 내용의 비밀보고서를 작성했다고 미 언론이 9일 일제히 보도했다.
미 국방부가 1월8일 의회에 제출한 핵태세 검토(NPRNuclear Posture Review)라는 제목의 이 비밀보고서는 구체적으로 북한이 한국을 침공하거나 이라크 등 아랍국가들이 이스라엘을 공격하거나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에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건의하고 있다. 보고서는 공격목표가 비핵무기 공격으로 파괴되지 않거나 미국이 화생방 무기의 공격을 받았거나 놀라운 군사적 사태가 발생했을 때에 미국은 핵무기를 사용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면서 이같이 건의했다고 LA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이 전했다.
보고서는 또 미국이 핵무기를 사용해야 할 대상을 즉각적 잠재적 돌발적 위기에 관련될 수 있는 국가들로 규정하고 북한 이라크 이란 시리아 리비아를 이 3가지 기준에 모두 부합하는 국가로 분류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적의 견고한 지하벙커 및 이라크 등의 화생방무기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지각()관통용 핵무기와 방사능 낙진 등 핵무기 사용에 따른 부차적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신형 핵무기를 개발하도록 촉구했다. LA타임스는 분석가들의 말을 인용해 핵공격의 잠재적 표적국가들의 명단이 이처럼 구체적으로 드러나기는 처음이라고 전하고 표적국가들의 강한 반발을 예상했다.
국방부와 백악관은 그러나 이 보고서에 대해 국가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에 관한 것이라는 이유로 논평하길 거부했다. 그러나 국방부의 캐서린 애보트 대변인은 NPR 보고서는 핵무기 개발을 위한 일련의 검토 가운데 가장 최근에 이뤄진 것으로 핵무기의 목표선정이나 계획에 대한 작전상 지침은 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서명한 이 보고서는 현재 미 전략사령부가 핵전쟁계획을 마련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고 미 언론은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