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선생님은 우리사회에서 외경()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갈수록 교권은 땅에 떨어지고 그 속에서 선생님들은 교직에 대한 의욕을 잃어가고 있다.
한국교원단체 총연합회가 스승의 날(15일)을 앞두고 실시한 '교원예우 및 교권실태 설문조사'결과는 지금 우리사회에서 선생님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과 소외감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초중고 교사 266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69.3%가 교직생활에 대해 '그저 그렇다'(42.3%)거나 '만족스럽지 않다'(27%)고 대답했다. 또 교사에 대한 존경심과 예우를 묻는 질문에 '대체로 낮다'(49.5%)거나 '아주 낮다'(21.8%)고 대답했다.
이는 98년 10월 교총이 실시한 비슷한 조사 결과보다 불만족비율이 훨씬 높아진 것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교사의 사기가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사들이 이처럼 교직에 대해 만족하지 못한 데는 여러 이유가 있다. 사회전체의 교직경시풍조, 지나치게 많은 잡무, 학교보다는 사교육에 더 매달리는 공교육붕괴현상, 교육과정의 잦은 변경에 따른 교과지도 혼선, 학부모의 지나친 간여, 그러면서도 다른 직종에 비해 결코 많지 않은 처우 등이 교사들을 힘들게 하고 있다.
우리는 특히 현정부 들어 실시하거나 추진중인 여러 교육개혁작업들이 오히려 교사들의 상처를 깊게 했고 이것이 교직을 떠나고 싶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주목한다. 철저한 준비없이 시행된 정년단축조치나 교원성과급제, 7차교육과정개편 등이 모두 교직의 미래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교육개혁은 중요하다. 사회의 모든 부분이 변화하고 있는 마당에 교직사회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개혁도 최일선 교육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행동이 뒤따라야만 성공할 수 있다. 정부는 크고 작은 여러 교육개혁작업에서 교사들이 소외감을 느끼지 않도록 이들과 함께하는 개혁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교사가 의욕을 잃으면 수업의 질은 그만큼 떨어지고 결국 학생들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처우개선을 비롯해 복지시설확충, 업무의 효율적인 조정, 부당한 규제와 간섭의 배제, 재교육 등 교사들의 의욕과 사기를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이 하루빨리 마련되길 기대한다. 선생님들이 제자리를 찾아야 교육도 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