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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사령관 “中의 대만침공 대비 비상계획 마련 중”

주한미군 사령관 “中의 대만침공 대비 비상계획 마련 중”

Posted September. 21, 2022 07:58,   

Updated September. 21, 2022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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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사진)이 19일 중국의 대만 침공 시 한국의 대만 방어 지원에 대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전날 “전례 없는 공격이 있다면 미군이 대만을 방어할 것”이라고 밝힌 가운데 주한미군 역시 대만에서 무력충돌이 벌어질 경우에 대비한 비상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는 것. 현직 주한미군 사령관이 대만 침공에 대비한 주한미군의 대응 필요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 주한미군사령관 “대만 침공 시 충격 검토해야”

 러캐머라 사령관은 이날 한미연구소 화상 심포지엄에서 ‘중국의 대만 침공으로 미군이 개입하면 한국의 역할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령관으로서 어떤 상황에 대해서도 (대비할 수 있는) 컨틴전시 플랜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만 (침공 시) 시나리오의 2·3차 충격을 검토하는 것은 합리적”이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공급망과 경제에 어떤 파괴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미국 의회와 국민들이 미군의 대만 방어와 관련해 한국의 군사적 지원을 기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부인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국에 달린 것”이라며 “한국은 베트남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함께 싸웠다”고 했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한국도 대만 방어에 힘을 합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한국은 동북아 안보의 린치핀(핵심 축)”이라며 “한국은 아시아 제1도련선의 일부로 극도로 중요한 지역”이라고 규정했다. 도련선은 중국 해군의 작전 반경이다. 제1도련선은 대만과 일본 오키나와, 필리핀, 보르네오를 연결한 해상 방어망이다. 미국에서 중국이 대만 침공으로 제1도련선을 뚫고 태평양에 진출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국을 중국의 해상 확장을 막을 핵심 지역으로 꼽은 것.

 러캐머라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을 글로벌 중추국가로 만드는 비전을 밝혔다”며 “한국군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군사적 조언은 ‘연합의 리더’가 될 기회를 잡으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개별 국가로는 전 세계적인 규모의 위기에 대항할 수 없다”고 했다.

 러캐머라 사령관은 또 한미 연합작전계획(작계)에 중국 대응 방안이 포함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한미동맹이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것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를 주시하는 쪽으로도 확대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중 상호원조조약을 언급하며 “한반도의 어떤 충돌도 역내 분쟁으로 확산될 것”이라며 “(한미) 양자 문제에 초점을 맞춘 한미동맹을 북한을 억제하고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연합으로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 美 공군장관 “대만 전쟁 지원할 것”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 발언의 후폭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19일 미군에선 중국의 대만 침공 시 미군의 지원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잇달아 나왔다. 프랭크 켄들 미 공군장관은 이날 “(중국의 침공 시) 대만인들은 싸울 것이며 우리도 어떤 형태로든 그들을 지원하게 될 것으로 믿는다”며 “대만 침공은 중국에 거대한 실수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군사적 지원의 방식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될 수 있는 대목이다.

 칼 토머스 미 해군 제7함대 부사령관도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중국군은 대만을 봉쇄할 능력이 있다”며 “(중국군이 대만을 봉쇄할 경우) 국제사회가 개입해 (대만과) 공조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백악관은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했다.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은 바이든 대통령의 대만 방어 발언에 대해 “미국의 정책이 변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워싱턴=문병기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