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비 늘리는 일본내년 5조엔 사상 최대

일본의 내년도 방위예산이 사상 처음 5조 엔(약 47조1710억 원)을 돌파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신조() 정권이 재정적자 해소를 위해 각종 사회보장비를 줄이면서 방위비는 오히려 늘려 일본 국민의 반발은 물론이고 동북아의 군비 경쟁도 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일 일본 방위성이 2016년도(2016년 4월2017년 3월) 방위비로 5조 엔 이상을 반영해 달라는 예산 요구서를 이달 중 재무성에 제출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에 5조 엔 이상이 확정되면 역대 최고액이다. 일본 방위비는 2002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 때 최고치인 4조9557억 엔에 이른 뒤 계속 줄다가 아베 정권 출범 이후인 2013년도부터 2015년도까지 3년 연속으로 늘었다. 내년도까지 합치면 4년 연속 증액 추세다. 한국의 지난해 국방예산은 37조4560억 원으로, 일본보다 10조 원가량 적다.

일본 방위성이 이번에 5조 엔 이상 요구한 것은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법제 개편에 따른 것이다. 자위대의 미군 후방지원 확대를 위한 신형 공중급유기 도입 비용을 처음 반영했으며, 최신형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탑재한 이지스함 건조 비용도 2015년도에 이어 또다시 포함됐다. 차세대 스텔스 전투기 F-35와 수직이착륙 수송기 오스프리 등 미군 장비 도입 비용도 예산에 넣었다. 방위성은 특히 중국의 해양 진출을 막기 위해 해상자위대가 해역 경계 활동에 동원하는 SH-60K 헬기 17대와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 도입 비용도 반영했다. 일본 정부는 자국 기업의 해외 무기 제조업체 인수를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도쿄신문은 해외 무기 제조업체 매수에 대해 일본 정부가 엄격하게 억제한다는 방침을 바꿔 상황에 따라 판단한다는 쪽으로 전환할 예정이라고 2일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공산국가에 대한 무기 수출 금지 등 무기 수출 3원칙을 사실상 해제하면서 군수산업 육성을 본격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도쿄=배극인 특파원 bae215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