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침몰원인 규명전미-북접촉 말아달라

Posted April. 13, 2010 13:08,   

ENGLISH

한국과 미국은 천안함 침몰사건의 원인이 규명되기 전까지는 북-미간 접촉을 하지 않는다는 데 의견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한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이에 따라 최근 북-미 접촉을 위한 북한 주요 인사의 미국 방문이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12일 정부는 4월 초 한국을 방문한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에게 북-미간 접촉을 당분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며 우리 정부로서는 천안함 침몰사건 등으로 남북관계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북-미관계가 진전되는 모습을 보일 경우 한국이 소외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를 미국 측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 측이 이를 받아들여 최근 북-미 접촉을 위해 미국을 방문하려던 북한 인사의 비자 발급을 계속 유보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캠벨 차관보는 2일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해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우리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친구들을 돕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다른 정부 관계자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규명 작업에 참여한 미국이 원인규명 과정과 무관하게 북-미 접촉을 진행했다가 북한이 공격한 것으로 결과가 나오면 우스워지지 않겠느냐며 이런 상황을 피하기 위해 미국도 원인규명 전까지는 북-미 접촉을 자제하기로 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올해 초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은 전미외교정책협의회(NCAFP)와 코리아소사이어티 초청을 받아 미국 방문을 추진해 왔으나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약속 없이는 안 된다며 비자 발급을 거부해 왔다. 그동안 북한은 북-미 추가접촉을 조건으로 6자회담 예비회담에 참여하겠다는 뜻을 표명했고, 미국은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약속을 전제로 북-미 접촉을 준비하던 상황이었다.

이 같은 정부의 북-미 접촉 자제 요청을 두고 정부 당국자들은 여러 가능성을 열어놓는다는 차원에서 원인규명이 될 때까지 북-미 접촉을 기다려달라는 단순한 요청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천안함 침몰의 원인으로 북한의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기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식 고기정 spear@donga.com ko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