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최근 방한한 대니얼 드리스컬 미국 육군장관이 “북한은 물론 중국 위협에 대한 대응이 주한미군의 주요 임무”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그 말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13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드리스컬 장관 발언을 언급하자 이같이 답했다. 안 장관은 “주한미군의 전력 증강이 심상치 않다. 주한미군이 전력을 현대화하는 주목적이 뭐라고 생각하느냐”는 강 의원 질문에는 “대북 억제력 확보가 목적이다. 그 이상은 깊이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안보 입장에서는 북한 위협에 최우선 목적이 있는 만큼 우리는 여기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주한미군의 역할이 북한 위협에 대한 대응 외에 다른 목적으로 확대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
미국은 최근 세계 최강의 ‘킬러 드론’인 리퍼(MQ-9) 부대를 주한 미 공군의 군산기지에 창설한 데 이어 순항미사일과 드론을 요격할 수 있는 ‘간접화력방어능력(IFPC·Indirect Fire Protection Capability)’ 체계를 해외 미군 기지 중 최초로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하는 등 전력 증강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을 두고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확대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국감에서 안 장관은 7월 취임 이후 미국을 방문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이 나오자 “11월에 만날 계획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 달 초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아세안 확대국방장관회의(ADMM-Plus)를 계기로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과의 만남을 조율 중이며 서울에서 열릴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도 만날 예정이라는 것이다. 안 장관은 북한이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공개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20형’에 대해선 “어느 정도 성능이 있는지 평가하긴 이르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국민의힘 소속인 성일종 국방위원장이 최근 안 장관 지시로 ‘내란극복·미래국방 설계를 위한 민관군 합동 특별자문위원회’가 출범한 것에 대해 “어떤 법적 근거로 내란이라는 용어를 쓴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성일종은 내란을 옹호하고 있다”고 반발하면서 “왜 지X이야”, “내란이 지X이지” 등 약 30분간 고성과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손효주 hjson@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