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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부인의 매관매직, 명품 받고 공직 팔아”

“영부인의 매관매직, 명품 받고 공직 팔아”

Posted August. 14, 2025 07:46   

Updated August. 14, 2025 07:46


김건희 여사가 구속되면서 ‘전직 대통령 부부 동시 구속’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진 배경엔 김 여사가 영부인의 지위를 이용해 이른바 ‘매관매직(賣官賣職) 비즈니스’에 나섰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수천만 원대 명품을 수수하고 공직 인사 청탁 등을 받은 김 여사의 뇌물수수 혐의가 특검 수사로 드러난 것이다. 김 여사가 금품을 받고 국회의원 공천과 공직 임명 등에 관여한 의혹이 추가로 밝혀질 가능성도 있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김 여사를 구속시킨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청탁 등 3대 의혹에 더해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으로부터 총 1억 원대 명품 목걸이와 브로치, 귀걸이 등 뇌물을 받고 이 회장 사위를 국무총리 비서실장직에 임명시킨 이른바 ‘매관매직 의혹’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14일 오전 10시 김 여사가 구속된 후 처음으로 불러 뇌물수수 혐의 등을 본격적으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은 김 여사가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순방 당시 착용했던 6000만 원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뿐만 아니라 이 회장으로부터 같은 브랜드의 3000만 원대 브로치와 2000만 원대 귀걸이를 수수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회장은 2022년 3월 대선 직후 당선 축하 명목으로 목걸이를 먼저 건넸고, 한 달 뒤 다시 만나 브로치와 귀걸이를 선물하며 인사 청탁을 한 것으로 보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특검은 이 회장이 건넨 장신구 3종뿐만 아니라 순방 당시 김 여사가 공개 석상에서 착용했던 2000만 원대 티파니 브로치와 1500만 원대 까르띠에 팔찌 역시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 아닌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검은 김 여사가 공직 임명뿐만 아니라 정부의 계약 수주에도 깊숙이 관여한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사업가 서모 씨가 김 여사에게 2022년 9월 5000만 원대 바쉐론 콘스탄틴 명품 시계를 건넨 직후 ‘대통령 경호 로봇개 납품’ 사업을 수주한 것 역시 김 여사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서 씨는 “김 여사로부터 대통령실 홍보 업무를 제안받았다”고도 주장해 김 여사의 매관매직 의혹과도 연관이 있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과 관련한 수사도 본격화되고 있다. 특검은 13일 관저 인테리어를 맡았던 업체와 감사원, 대통령실 관리비서관을 지낸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1차관 등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리적으로는 거짓 진술과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김 여사의 구속 사유로 내세워졌지만, 영부인이 공직을 대가로 명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은 정치적으로 파급력이 워낙 큰 문제라 구속을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유근 bi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