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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AI비용 月100달러씩 척척… 중기는 자비로 헉헉 “생산성 격차”

대기업 AI비용 月100달러씩 척척… 중기는 자비로 헉헉 “생산성 격차”

Posted July. 16, 2025 07:43   

Updated July. 16, 2025 07:43


한국에서 ‘챗GPT’ 앱이 1000만 건 넘게 설치되는 등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대중화됨에 따라 고성능 AI 활용 여부가 기업 또는 개인 간 생산성과 경제력 차이로 이어지는 ‘AI 디바이드(divide·격차)’도 현실화되고 있다. 새 정부가 AI 경쟁력 강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가운데 고성능 AI가 국민의 일상에 침투하면서 나타나는 사회적 불평등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AI 디바이드 현상은 기업들 사이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 IT 대표기업 A사는 최근 직원 대상 ‘AI 마일리지 프로그램’을 확대하기로 했다. 개발 직군 직원들에게 마일리지 형태의 지원금(월 100달러 수준)을 매달 지급하는 것으로 개발자들은 커서, 깃허브 코파일럿 등 다양한 AI 개발 도구를 사용할 수 있다. B사도 개발 직군 4500명에게 ‘커서’ 체험판 서비스를 배포했다.

그러나 중소기업들의 처지는 딴판이다. 바이오 분야 중견기업 개발자(부장급) C 씨는 최근까지 자비로 월 200달러짜리 챗GPT 프로의 ‘딥리서치’를 사용하다 출혈이 커 포기했다. A 씨는 “구독료가 비싼 모델은 ‘박사급 조교’ 1명을 데리고 일하는 것과 마찬가지라 성과 차이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회사로 이직한다면 고가의 AI 구독료를 지원해 주는 회사를 택할 것 같다”고 말했다. AI 디바이드 현상은 기업뿐 아니라 개인, 지역, 국가 간에서도 두루 나타난다.

AI 디바이드 해결은 ‘AI 3대 강국’을 선언한 새 정부의 선결 과제로 꼽힌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준비 과정에서 “국민 모두가 선진국 수준의 AI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모두의 AI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진형 KAIST 전산학부 명예교수는 “빈부 격차가 AI 디바이드로 이어지고, AI를 잘 쓰는 사람들이 아닌 사람들의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국가가 나서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장은지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