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검이 최근 현역 장교로부터 “윤석열 정부가 지난해 10월부터 11월 사이에 북한에 무인기(드론)를 최소 5번 이상 날려 보낸 걸로 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의혹이 불거진 시기였던 만큼,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세간의 시선을 돌릴 목적으로 ‘북풍 몰이’를 기획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및 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내란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은 최근 현역 장교 A 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지난해 평양에 드론을 날려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드론을 (두 달 내에) 5번씩 날려 보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고, 김용대 당시 드론작전사령관이 ‘V(윤 전 대통령) 지시’라고 말했다고 전해 들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군이 평양에 드론을 집중적으로 날렸다는 의혹이 불거진 지난해 10월 무렵 김 여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됐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해 9월 30일 김 여사의 공천 개입 의혹에 연루된 명태균 씨 등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며 강제 수사에 나섰다. 비슷한 시기 국민의힘 당시 한동훈 대표는 “너희가 잘 기획해서 (한동훈을) 치면 김 여사가 좋아할 것”이라고 말한 의혹이 불거진 김대남 전 대통령실 선임행정관에 대해 당 차원의 조사를 지시했다.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2일 ‘김건희 특검법’ 등에 대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자 더불어민주당이 새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대치하던 상황이었다. 윤 전 대통령이 북한 관련 이슈로 이목을 돌리려 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특검의 시각이다. 특검팀은 “북한이 드론과 관련해 강력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내자 V와 김용현 당시 국방부 장관이 엄청 좋아했다고 들었다”며 “김 사령관이 한 번 더 날려야 하는지 부담감을 느꼈다고 들었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구속 수감된 윤 전 대통령을 11일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전날 윤 전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지 124일 만에 다시 구속됐다. 한편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및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 중인 채상병 특검팀(특별검사 이명현)은 10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이시원 전 대통령공직기강비서관, 임기훈 전 대통령국방비서관 등의 자택이나 국방부 사무실 등 총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이 전 장관과 이 전 비서관은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압수수색 영장에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미송기자 cms@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