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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 ‘허위 정보’ 활개… 선관위 관리 부실이 음모론 씨앗 된다

막판 ‘허위 정보’ 활개… 선관위 관리 부실이 음모론 씨앗 된다

Posted May. 31, 2025 07:00   

Updated May. 31, 2025 07:00


중앙선관위의 관리 부실 사례가 올해도 반복되고, 일부 유권자의 일탈 행위가 드러난 가운데 6·3 대선 사전투표가 30일 종료됐다. 첫날 사전투표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투표율은 둘째 날인 30일 오후들어 상승속도가 늦춰지면서 3년 전 대선 때보다 조금 못미친 3*.*%를 기록했다.

30일 경기 김포와 부천에선 1년 전 총선용 투표용지가 1장씩 발견됐다. 특정 후보에게 기표된 것으로, 총선 때 집계에서 누락된 것이라면 사소하다고만 볼 수 없는 관리 실패다. 29일에는 서울 신촌 투표소에 한꺼번에 몰린 유권자들이 투표용지를 받아든 채 식사까지 하고 온 일이 벌어졌다.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명백한 실수”라며 사과했지만 예상 가능했던 유권자 쏠림에 대처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29일 서울 대치동에선 투표사무원이 남편 신분증을 이용해 자신과 남편 이름으로 2차례 투표한 것이 드러났다. 경기 용인 수지구에선 특정 후보를 찍은 투표용지가 관외 사전투표용 우편 봉투에 이미 들어있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중앙선관위는 “선거 혼란을 노린 자작극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지만, 선관위 설명대로 제3자에게 투표용지를 전달받았다면 그 자체로 심각한 허점을 드러낸 것이다. 서울 구로구와 경남 하동에선 투표함 감시목적이라며 선관위 건물에 무단 침입을 시도한 사례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SNS 등에선 허위 정보 등이 활개치고 있다. 사전투표 부실 관리를 비판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 명의의 담화문이라는 문건이 인터넷에 등장했는데, 사실이 아니었다. 중국에서 귀화한 한 여성은 특정 후보에게 기표한 투표용지를 중국 SNS에 올리는 바람에 인터넷 상에서 중국 개입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올 대선만큼은 완벽한 선거 관리가 절실한 적은 없었다. 대통령 파면으로 이어진 비상계엄의 표면적 이유의 하나가 부정선거 시비였던 만큼 정확한 투개표 관리로 음모론을 불식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

선관위가 유권자의 일탈행위까지 사전 차단할 수는 없지만, 어제 그제 있었던 실수만큼은 없어야 한다. 그게 선관위의 존재 이유다. 계엄과 탄핵을 겪은 우리는 어렵사리 민주주의를 복원시키고 있다. 선관위는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 점검을 통해 6월3일 본투표 때 혼란 가능성을 막아야 한다. 그래야 유권자의 참여의지도 지켜질 것이다. 선관위의 관리실수가 잦아들기 시작한 음모론에 새로운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