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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엘리트층 동요…연쇄탈북 조짐”

Posted June. 12, 2023 08:03   

Updated June. 12, 2023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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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유럽에서 북한 외교관들의 탈북이나 한국 망명 시도가 나오는 데 대해 정부가 북한 엘리트층의 동요와 이에 따른 연쇄 탈북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11일 최근 북한 외교관 등의 탈북 망명 시도와 관련해 “북한 엘리트층이 동요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다”며 “북한에서 어려움을 겪던 이들이 아니라 북한 체제의 혜택을 보던 엘리트층이 탈북과 망명을 선택하는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입장에서도 굉장히 신경이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김정은 정권 출범 뒤 북한 엘리트층과 주민들이 가졌던 (경제 발전 등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으면서 조금씩 북한 체제에 대한 기대를 접고 이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조짐들이 있다”며 “김 위원장이 (관련해)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런 움직임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가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불법 자금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대북 제재를 지속하면서 외화벌이를 위해 해외에 나와 있는 북한 외교관들의 부담이 커진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북한이 해외 공관과 대사들을 더욱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정부 당국이 북한과의 불법 자금 거래 등에 대한 감시감독 수준을 끌어올린 것도 영향을 끼쳤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진정 국면에 들면서 국경 봉쇄를 풀려는 북한이 해외에 나가 있는 외교관이나 무역대표부 직원들을 북한으로 소환하려는 움직임도 북한 엘리트층의 동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귀국이 두려워진 북한 인사들이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탈북을 시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1년간 고위·전문직 출신 탈북 인사들을 정부 산하 기관 등에 채용하는 조치도 두드러지고 있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1년여간 북한에서 고위직·전문직을 지낸 탈북 인사 중 최소 16명이 통일부 내 위원회 자문위원이나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전략연) 연구원으로 임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전략연 고위 관계자는 “올해 초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대리대사를 비롯해 탈북 외교관 등 3명을 연구위원으로 임용했고, 퇴임했던 탈북민 출신 연구원 1명을 객원으로 초빙했다”고 전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 · 장관석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