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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의 히든카드, 체인지업

Posted May. 07, 2022 07:18   

Updated May. 07, 2022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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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현재 프로야구에서 가장 짠물 피칭을 선보이고 있는 건 ‘돌아온 에이스’ SSG 김광현(35)이다. 평균자책점 0.56으로 NC 루친스키(0.92) 등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5경기에 등판해 4승도 수확 중이다. 메이저리그(MLB) 잔류와 SSG 복귀를 놓고 고민하다 3월 초에야 팀에 합류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제 역할을 100% 해내고 있다.

 원래 김광현의 주무기는 슬라이더였다. 김광현은 ‘투 피치’ 타입으로 분류될 정도로 속구와 슬라이더를 앞세워 파워 피칭을 구사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이 레퍼토리에 체인지업을 추가해 완급 조절에도 성공하고 있다.

 빅리그 진출 전인 2019년부터 제3의 구종 연구에 집중하던 김광현은 미국 무대에서 투 피치 스타일의 한계를 절감하면서 체인지업 외에도 커브, 싱커 등을 실험했다. 그리고 결국 속구와 비슷한 궤적으로 오다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세 번째 무기로 활용하기로 마음먹었다.

 김광현의 체인지업은 올 시즌 진일보했다. 군사용 레이더 기술을 활용해 투·타구 정보를 분석하는 스포티스틱스의 ‘트랙맨베이스볼’에 따르면 김광현의 체인지업 분당 평균 회전수(RPM)는 미국 진출 전인 2019년 1596회에서 올해 1661회로 늘었다.

 체인지업 평균 구속이 2019년 시속 128.1km에서 131.1km로 늘어난 것도 유의미하다. 통상 이상적인 체인지업 구속은 패스트볼의 88∼90% 정도로 본다. 김광현의 올 시즌 평균 패스트볼(시속 146.1km) 대비 체인지업 구속 비율은 89.7%다. 2019시즌에는 86.9%였다. 체인지업은 타자의 타이밍을 빼앗는 공이긴 하지만 패스트볼과 구속 차이가 너무 클 경우 오히려 타자가 속지 않을 수 있다.

  ‘김광현표 체인지업’은 그립도 남다르다. 다섯 손가락으로 공을 감싸 쥐는 일반 체인지업 그립과 달리 김광현은 스플리터처럼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 사이에 공을 끼운 채 체인지업을 던진다. 이 때문에 프로야구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는 김광현의 체인지업을 투심 패스트볼로 분류하기도 한다.

 그러나 김광현은 “타자도, 포수도 체인지업으로 생각한다. 체인지업으로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김정준 SSG 데이터센터장 역시 “우타자 바깥쪽으로 휘어나가는 궤적이 일반 체인지업과 똑같다”면서 “과거 김광현의 체인지업은 완성도가 높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지만 지금은 자유자재로 컨트롤을 한다”고 설명했다.

 체인지업 완성도가 올라가면서 상대 타자들 머릿속도 복잡해졌다. 키움 이정후(24)는 “김광현 선배님 공이 너무 좋아서 다른 왼손 투수를 상대하기 전 예방주사를 맞는 느낌이 들 정도”라고 말했다.


강홍구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