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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재즈 사진집 낸 이다영 사진작가

한국 최초 재즈 사진집 낸 이다영 사진작가

Posted April. 07, 2022 07:56   

Updated April. 07, 20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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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첫 재즈 전문 사진집이 출간됐다. 다큐멘터리 사진·영상 작가인 이다영 씨(42·사진)가 낸 ‘Jazz, OnStage(재즈, 온스테이지)’(나미브)다.

 5일 서울 중구의 전시장 겸 카페 ‘나미브’에서 만난 이 씨는 “재즈 사진집이 가진 낮은 대중성을 알고 있지만 상업적 실패를 감수하고서라도 역사를 기록한다는 신념으로 용기 내 출간하게 됐다”고 말했다. 책은 2011년부터 2020년까지 10년간 이 씨가 찍은 사진을 3권에 걸쳐 총 432페이지에 빼곡히 담았다. 신관웅, 최선배 등 국내 1세대 재즈 음악가부터 방한해 공연한 미국, 이탈리아, 노르웨이 등 세계 각지의 연주자들까지 두루 실었다. 딱딱한 양장 케이스까지 합치면 어른이 두 손을 받쳐 들어야 할 정도로 묵직하다.

 “고교 때부터 재즈 마니아였어요. 한 장, 한 장이 이제는 역사가 된 (미국 유명 재즈 음반사) 블루노트의 앨범 사진들을 보면서 저도 언젠가 그런 뜻깊은 기록을 하고 싶었습니다.”

 20대 초반 때만 해도 이 씨는 도예가 지망생이었다. 자기 이름을 내건 첫 전시를 준비하다 제작비를 아끼고자 도자기 사진을 직접 찍기로 하고 사진 학원을 다니면서 찰나를 담는 사진 예술에 혼을 빼앗겨 버렸다. 2004년 집어든 카메라로 2009년 전업 사진가의 길에 뛰어들었다. 음악 마니아로서 재즈 클럽을 즐겨 찾던 이 씨는 어느 날 친구가 “실은 우리 아버지가 1세대 재즈 베이시스트(윤승배 씨)인데 변변한 기록 사진이 없어 안타깝다”고 털어놓는 것을 듣고 재즈 사진에 투신했다고 했다.

 이번 사진집에서 그가 가장 아끼는 사진은 이탈리아 피아니스트 조반니 미라바시, 러시아 트럼페터 알렉스 시피아긴의 내한 연주 장면. 그는 “조명과 구도 측면에서 어려운 도전이었는데 무대 바닥을 기다시피하며 잡아낸 찰나가 멋지게 담겨 소름 돋게 보람 있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직격탄을 맞은 재즈 공연계가 재생하기를 소망한다. 재즈도 사진도 찰나의 예술. 그는 음악만 집중해 들을 때도 종종 연주 장면이 흑백사진처럼 그려진다고 말했다.

 “제가 즐겨 찾고 사진도 많이 찍은 서울 이태원 ‘올 댓 재즈’가 지난해 문을 닫을 때 정말 충격이었습니다. 다시 저의 카메라에 재즈 사진이 가득 차 10년쯤 뒤 ‘재즈, 온스테이지’ 2편을 내는 날이 오기를 소망합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