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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의 사투와 성숙한 국민의식으로 버텨낸 코로나 2년

의료진의 사투와 성숙한 국민의식으로 버텨낸 코로나 2년

Posted December. 31, 2021 07:52   

Updated December. 31, 202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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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적 거리두기를 재개한지 13일째인 30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환자가 5037명으로 거리두기 시행 이전보다 2000명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위중증 환자가 1145명으로 역대 두 번째로 많이 나왔고 델타와 오미크론 변이가 동시에 확산하고 있어 마음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 2월 말 백신 접종이 시작될 때만 해도 올 연말이면 집단면역을 달성하고 일상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빠르고 강한 델타 변이의 확산에 백신의 약효는 오래 가지 못했고 확진자 급증으로 병상 부족난이 심화하면서 어렵게 시작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을 47일 만에 중단하는 위기에 봉착했다.

 그래도 의료 붕괴라는 최악의 사태를 막은 데는 코로나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공이 크다. 민간 병원들은 경영난을 감수한 채 병상을 내놓았고 의료진은 2년째 초과 근무로 번아웃 상태임에도 일반 병동의 의사와 간호사까지 쥐어짜기와 돌려막기를 해가며 수용 한계 이상으로 밀려드는 환자들을 돌보고 있다. 119 구급대원들은 환자 한명을 살리기 위해 수십 통씩 전화를 돌려 병상을 확보하고, 보건소 공무원들은 휴가도 반납한 채 재택치료 환자들을 책임지고 있다.

 성숙한 국민의식도 든든한 방역 자산이다. 백신 조기 도입 실패로 시작은 늦었지만 국민들의 적극적인 참여 덕분에 현재 백신 접종률(1차 86%, 2차 82.7%)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고령층의 추가접종(부스터샷)과 12∼17세 청소년 접종도 속도를 내면서 확산세를 잡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올해 초 3차 유행과 7월 시작된 4차 유행의 고비마다 막대한 영업 손실을 각오하고 거리두기에 동참한 자영업자들의 희생도 빼놓을 수 없다.

 오미크론 변이의 전 세계 확산으로 코로나가 언제 종식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다행히 먹는 치료제라는 또 다른 무기를 확보한 채 코로나 3년차를 맞게 됐다. 지금까지 누적 확진자가 62만5967명, 사망자는 5455명이다. 섣불리 작은 성공을 자축하기보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는 없었는지 돌아봐야 한다. 헌신적인 의료진에 합당한 처우를 하고, 모두를 위해 손해를 감수한 자영업자들의 보상에도 소홀함이 없어야 할 것이다. 과학에 근거한 방역 대책과 적극적인 대국민 소통으로 상시화하는 감염병 위기를 너끈히 이겨낼 수 있는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를 구축해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