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당시 신군부의 발포 명령을 거부해 고문을 당한 후 후유증으로 숨진 고 안병하 치안감의 추모식이 33년 만에 광주에서 처음 열렸다.
안병하기념사업회는 9일 광주 옛 전남도청에서 33주기 추모식을 열어 안 치안감의 희생정신을 기렸다. 이주연 사무국장은 “시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희생한 고인을 위해 광주에서 추모식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유족을 대표해 아들 호재 씨는 “아버지는 8년간 고문 후유증으로 투병하면서 시민과 동료, 가족을 지키지 못했다며 괴로워하셨다”며 “시민들을 지키려고 했던 경찰관들의 업적을 재평가하는 작은 기념비라도 건립해 달라”고 당부했다. 기념사업회는 10일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경찰묘역에서도 추모식을 가졌다.
육사 8기인 안 치안감은 6·25전쟁 당시 춘천전투와 충북 음성 동락리전투의 공을 인정받아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1962년 경찰로 자리를 옮겼으며 1980년 5·18 당시 전남도경찰국장(현 전남경찰청장)으로 있으면서 신군부의 강경 진압 지시와 발포 명령을 거부하며 다친 광주 시민들을 치료했다. 신군부는 그를 직위해제한 뒤 군 보안사로 끌고가 고문했고 후유증으로 투병하다 1988년 10월 10일 숨을 거뒀다.
이형주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