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송영길 “北 남침 능력 없다”… 아프간 보며 할 소리인가

송영길 “北 남침 능력 없다”… 아프간 보며 할 소리인가

Posted August. 19, 2021 07:55   

Updated August. 19, 2021 07:55

中文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8일 SNS에 “북한은 모든 무기 체제가 낡았다”며 “남침할 능력은커녕 자신들의 생존과 체제유지가 더 절박한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 미국의 칼럼니스트가 미국의 지원이 없으면 한국도 아프간처럼 붕괴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한국이 북한보다 군사적 우위에 있다며 이렇게 반박한 것이다.

 송 대표가 ‘북한은 남침 능력이 없다’고 주장한 것은 기본적인 사실 관계조차 왜곡한 것에 가깝다. 그는 북한군의 무기가 모두 낡았고, 경제 제재로 군사용 연료도 부족하다는 근거를 댔다. 하지만 북한의 가장 큰 위협인 핵무기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북한은 이미 20∼60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다. 한 개만 서울에 떨어져도 되돌 수 없는 재앙을 맞는다. 북한은 남한을 넘어 이미 미국 본토에 대한 핵공격 능력까지 갖췄다는 게 미국의 평가다. 미국이 북한과 대화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데도 지금의 북한이 남한을 공격할 능력이 없다고 봐야 하나.

 북한의 핵위협이 커진 상황에서 주한미군 규모를 유지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하는 것은 우리 안보를 지키기 위한 필수 사항이다. 하지만 송 대표는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던 지난해 7월 “주한미군은 한미(韓美) 동맹 군사력의 오버캐파(overcapacity·과잉)가 아닌가 한다”고 밝혔다. 주한미군 감축 필요성을 내비친 셈이다. 한반도 군사력에 있어 주한미군은 과잉이고, 북한군은 과소하다는 게 송 대표의 평소 생각인가. 그는 이번에 “전시작전권 회수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하지만 한국군의 전작권 운용 능력을 검정하는 한미연합훈련의 연기를 촉구했던 것이 민주당과 열린민주당을 비롯한 범여권 의원 74명이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아프간 전쟁은 전쟁의 승패가 단순한 물리적 군사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줬다. 아프간 정부군은 당초 미국의 지원을 받아 탈레반보다 병력과 장비 사정이 앞섰다. 하지만 지도층의 부정과 부패, 무엇보다 싸우고자 하는 의지가 실종되면서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설령 객관적인 전력에서 약세를 보에는 적에 대해서는 방심하거나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되는 것이 안보다. 그런데도 여당 대표가 현존하는 북핵 위협을 외면하면서 북한에 대한 경계심을 무너뜨리는 주장을 공공연히 하고 있으니, 우리 안보가 제대로 지켜질지 걱정이다.